소방관의 슬기로운 명절 생활…"짬뽕·짜장면 피하는 건 국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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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된 이후 명절은 포기했죠. 국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명절을 보내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전북 익산소방서 팔봉119안전센터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하는 김석환 소방위(45)의 말이다.
그는 "명절 날 원거리 고향집 방문은 포기했다. 이번 설에도 평상시처럼 근무한다"며 "이건 전국 모든 소방관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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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도 평상시와 똑같이 근무"
"먼 고향집 방문은 포기…모두 마찬가지"
"배달 시켰는데 출동해야 하는 경우 많아"
"식어도 먹을 수 있는 볶음밥 시켜야" 웃음
"국민이 안전한 명절 보내면 그걸로 만족"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소방관 된 이후 명절은 포기했죠. 국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명절을 보내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전북 익산소방서 팔봉119안전센터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하는 김석환 소방위(45)의 말이다. 올해로 20년차 소방관인 김 소방위는 설 명절을 앞둔 지난 8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소방관들의 명절 일상을 전했다.
그는 "명절 날 원거리 고향집 방문은 포기했다. 이번 설에도 평상시처럼 근무한다"며 "이건 전국 모든 소방관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소방위는 오는 11일에도 평상시와 같이 근무를 한다. 오전 9시부터 그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 일하고 48시간을 쉬는 3교대 근무다.
그는 "동료 화재진압대원 및 구급대원 등 총 20명이 한 팀으로, 평상시처럼 팀원들과 함께 근무한다"고 설명했다.
고향집은 언제 방문하느냐고 묻자 "친가는 근처라 짬을 내서 방문할 수 있지만, 서울에 있는 처가댁에는 명절 전후로 휴가를 내서 아이들, 아내와 함께 방문한다"고 했다. 아내나 아이들이 아쉬워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소방관을 남편으로 만난 것 또한 숙명 아니겠느냐"며 멋쩍게 웃어 넘겼다.
명절 기간 동안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식사'를 꼽았다. 식당 직원들이 명절에는 근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명절에는 식사가 제공되지 않아 동료 팀원들이랑 간단히 라면을 끓여 먹거나 한다"며 식사가 '명절 애로사항'이라고 했다.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김 소방위는 "배달을 시켰는데 출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음식은 이미 다 식어있고, 면은 퉁퉁 다 불어서 먹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방관들 사이에서 짜장면이나 짬뽕 등은 시키지 않고 식어도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을 시키는 게 '국룰'"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소방관은 언제 출동 명령이 떨어질지 알 수 없어 평상시에도 인근 식당에 나가서 밥을 사 먹거나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가야 하는데 식당에 그 큰 소방차량과 장비를 가지고 갈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 소방위는 최근 경북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에 대해 "매년 그런 사고가 발생하는데 안타깝고, 가슴 아픈 심경을 뭐라고 표현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 때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 주는 것을 느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해도 전국 모든 소방관들은 평상시와 같이 근무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편안하고 안전한 설 명절을 보내시기를 바란다"며 ""그거 하나면 대리만족이 된다"고 했다.
전국 소방서들은 설 연휴 동안 안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3일까지 일제히 특별경계근무에 돌입한다.
설 연휴는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하기 쉬운 시기다. 소방청은 이번 특별경계근무 기간 동안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등 가용 가능한 소방 역량을 최대로 투입해 전통시장이나 다중이용시설 등과 같은 화재위험 취약요인을 사전 점검하고 24시간 감시체계를 강화한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휴무 등에 대비해 지역 병원과 약국에 대한 운영정보를 제공하고,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여객터미널과 기차역, 고속도로 나들목, 공항 등 399개소에 소방차량 446대와 화재·구조·구급대원 등 소방인력 1665명을 사전 배치해 신속 대응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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