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빛난 유럽파 활약…제2의 손흥민 자랄 토대 만들어야[亞컵결산②]

안경남 기자 2024. 2.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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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 도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지만, 유럽파의 헌신은 위기에서 빛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치른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져 탈락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64년 만의 우승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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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클린스만 감독 전술 부재 속 '유럽파' 고군분투
국제 경쟁력 확보 위해선 제2의 손흥민 꾸준히 나와야
[알와크라=AP/뉴시스] 손흥민이 2일(현지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의 경기 연장 전반 14분 프리킥으로 역전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한국이 2-1로 힘겹게 승리하고 4강에 올라 요르단과 결승행을 다툰다. 2024.02.03.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 도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지만, 유럽파의 헌신은 위기에서 빛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치른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져 탈락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64년 만의 우승에 실패했다.

이번 대표팀은 공격부터 수비까지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포진한 역대 최강의 전력이란 평가를 받은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클린스만호 '캡틴' 손흥민은 9시즌째 EPL 그라운드를 누비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인정받는다. 2021~2022시즌에는 총 23골을 터트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

올 시즌도 EPL에서 12골로 득점 랭킹 4위에 올라 있다.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라이프치히(독일)에서 뛰다 2021년 8월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고 EPL 무대에 입성한 공격수 황희찬도 이번 시즌 10골로 득점 순위 7위다.

[알와크라=AP/뉴시스] 황희찬이 2일(현지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의 경기 후반 51분 동점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한국은 손흥민이 만든 PK를 황희찬이, 연장 전반 14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손흥민이 넣어 2-1로 승리하고 4강에 올라 요르단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2024.02.03.

세계 최고 무대인 EPL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의 득점수가 도합 22골이나 된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 중요한 순간 해결사로 나섰다. 손흥민은 매 경기 풀타임을 뛰며 조별리그에서 페널티킥으로 2골을 넣었다.

특히 호주와의 8강전은 손흥민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과감한 돌파로 상대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또 연장전에선 손흥민이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2-1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부상을 안은 채 대회에 나선 황희찬은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야 교체로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과감한 돌파로 활로를 연 그는 호주전서 페널티킥 키커를 자처해 깔끔하게 성공하는 강심장을 보였다.

[알와크라(카타르)=뉴시스] 김근수 기자 =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예선 3차전 대한민국 대 말레이시아의 경기, 후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프리킥 동점골을 넣고 있다. 2024.01.25. ks@newsis.com

한국 축구 차세대 간판인 미드필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바레인(3-1 승)전에서 혼자 두 골을 책임지며 승리를 견인했다.

또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도 전매특허인 왼발 프리킥으로 3-3 무승부에 이바지했다.

토너먼트 진출 후에는 득점포가 멈췄지만, 날카로운 황금 왼발로 대표팀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방에선 핵심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존재감이 컸다.

클린스만호가 대회 기간 6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허용했으나, 누구도 김민재를 탓할 순 없었다. 오히려 그가 없었다면 더 많은 골을 내줬을지 모른다.

실제로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은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도하(카타르)=뉴시스] 김근수 기자 = 15일 (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바레인의 경기, 후반 김민재가 수비를 하고 있다. 2024.01.15. ks@newsis.com

김영권(울산)의 파트너로 김민재 대신 정승현(알와슬)이 나섰지만, 요르단의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상대 공격 방어는 물론 빌드업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처럼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략 부재에도 핵심 유럽파의 활약으로 4강까지 갈 수 있었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 유럽파의 존재는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없어선 안 될 필수 요소가 된 지 오래다.

클린스만호에는 26명의 엔트리 중 11명이 유럽파였다. 일본(21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숫자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비중이 커진 게 사실이다.

제2의 손흥민을 꾸준히 만들려면, 어린 선수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뒷받침돼야 한다.

카타르월드컵 16강 이후 유럽에 나간 오현규와 양현준(이상 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가 대표적인 예다.

비록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들의 활약은 미비했지만 2011년 아시안컵에 처음 등장했던 손흥민처럼, 이번 대회에서의 경험은 그들에게 또 다른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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