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은 달라지지 않는다…개혁 시급한 한국 축구 [아시안컵 초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쉽게 달라질 인물이 아니다. 원래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동물이다. 한국 축구에 빠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부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예상보다 다소 이른 귀환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현재 진행중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목표로 지난 1960 대회 이후 6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56, 1960) 우승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역대 초호화 멤버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모두 유럽 리그에서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던 선수들이었다.
클린스만호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무려 10실점했으며, 0-2로 완패했던 요르단(FIFA 랭킹 87위)과 4강전에서는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그렇게 아시아의 호랑이라 자부하던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조롱거리가 된 채 카타르에서의 여정을 마쳤다.
이 같은 대표팀의 부진은 사실 예견된 것이었다. 2022년 12월 대한축구협회는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2002, 2010, 2022)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과 결별하고 새 사령탑을 물색했다. 그리고 이들의 선택은 클린스만이었다.
협회의 이러한 결정에 많은 이들은 의구심을 가졌다. 클린스만이 선수로서는 레전드였으나, 사령탑으로서는 능력과 자질에 의문이 남는 인물인 까닭이었다. 2019년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단 77일 만에 개인 SNS를 통해 사임을 알리며 빈축을 샀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자국 대표팀을 이끌고 3위에 올랐지만, 당시 주축선수였던 필림 람의 자서전을 통해 후일 그의 전술적 지시가 전혀 없었음이 알려졌다.
선임 과정 또한 시끄러웠다. 벤투 감독을 선임했을 당시 김판곤 전 국가대표 감독 선임 위원장(현 말레이시아 감독)의 체계적이고 투명했던 절차와는 거리가 있었다. 윗선의 입김이 들어간 선임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졌고, 마이클 뮐러(독일) 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에 나섰지만,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의문점을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
클린스만은 한국 축구에 대한 진정성조차 없었다. 당초 한국 상주가 계약 조건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그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만 한국을 방문했다. 대표팀 감독보다는 ESPN 방송 패널 활동 및 해외 축구 관련 행사 참여에 더 열을 쏟았다. 인재를 찾기 위해 K리그를 ‘직관’하는 클린스만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더 큰 문제는 클린스만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초 대회 결과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당찬 말과는 달리 자진 사임을 거부한 클린스만은 귀국 인터뷰를 통해 현장보다 집을 중시하는 자신의 근무 방식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일부 팬들이 “집에 가!”, “고 홈(Go home)”을 외치며 엿을 던졌으나, 자신의 잘못은 없다는 듯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번 카타르에서의 참담한 결과는 반드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이미 클린스만과 같은 독일인이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통해 무능한 사령탑이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지난 2015년 무(無) 전술, 늪 축구로 아시안컵 준우승에 오른 슈틸리케호는 곧 밑천이 드러나며 표류하기 시작했고, 한국 축구는 이후 기나긴 암흑기를 거쳐야 했다.
협회는 설 연휴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대표팀 경기력과 운영 전반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들의 행보에 한국 축구 미래가 걸려있다.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는 냉정하고 정확한 평가를 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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