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결' 최규리 "세계 최초 女 UN사무총장 꿈꾸던 나…지금이 더 행복" [인터뷰]③

최규리, '내 남편과 결혼해줘' 유희연 역으로 출연
"배우로 좋은 영향력 끼치고파"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내 남편과 결혼해줘’ 강지원처럼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요? 지금의 꿈에 더 가까운 노력을 했을 것 같아요.”

배우 최규리가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 출연 중인 강지원처럼 10년 전으로 회귀하게 된다면 이같은 노력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설 맞이 한복 인터뷰를 진행한 최규리는 “10년 전이면 15살 때, 국제중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라며 “그때는 세계 최초 여성 UN 사무총장이 되겠다, 아이비리그를 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국제중학교를 입학했는데 가자마자 공부는 내 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웃었다.

이어 “저는 호기심, 궁금증이 많고 엉덩이가 가볍다”라며 “친구들이랑 열심히 놀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그래서 동아리도 창작 연극부에 들어갔다”고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최규리는 “대본도 저희가 쓰고 무대도 페인트칠해서 만들고 조잡한 학예외 수준이었지만 그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관심 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을 했으면 그때부터 연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예고 진학을 알아보거나 했을텐데 친구들 따라 외고 입시를 하고 자퇴를 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놨다.

최규리는 “엄마는 진보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공부하는 걸 그렇게 싫어하는데 기숙학교인 외고를 가서 어떻게 할 거냐고, 학력이 중요하지 않으니 좋아하는 걸 하라고 자퇴를 찬성하셨다. 아빠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표본이신데 제가 외고를 그만둔다고 하니까 눈물을 보이셨다”라며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공부 말고 진짜 하고 싶었던 예체능 쪽으로,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나를 보이는 뭔가를 해봤을 것 같다”고 떠올렸다.

외고에 합격했지만 입학 전 자퇴를 했다는 최규리. 그는 “외고를 다닌 적이 없다. 교복도 입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외고를 함께간 친구들은 제가 입학식 때 안 나타나서 충격이었을 거다. 그때부터 잠수를 탔다”라며 “이것저것 많이 시도 하고 시간 낭비도 하고 많은 걸 경험하면서 살다가 고 3때 연기 입시를 하면서 열심히 했더니 한예종에 붙었다. 그 후 친구들이 제 근황을 알게 됐다”고 웃었다.

고등학교 자퇴 후 혼자 시간을 보낸 최규리는 “학창시절 기억도 3년이 없다. 공허함이나 무력감도 크게 느꼈는데 내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것인가 생각을 하다 보니까 마인드 자체가 앞서 나가는 애늙은이 마인드가 된 것 같다”며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고등학교를 어떻게든 다녔을 것 같다. 자퇴한 삶을 살아봤으니까 고등학생의 삶도 살아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최규리는 처음부터 연기의 꿈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중3 때 ‘응답하라 1988’이 유행이었다. 자퇴를 하고 영상들을 찾아보다가 ‘응답하라 1988’의 메이킹필름을 봤는데 배우들끼리 친구처럼 촬영을 하는 게 재미있어 보이더라”라며 “저는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내가 재미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저 현장을 가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작 보다는 창작연극부도 했었고 연기가 좋을 것 같더라”고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렇게 입시를 준비해 한예종에 입학한 최규리. 그는 “제가 승부욕이 있고 한번 시작을 하면 끝장을 봐야하는 타입이다”라며 “입시를 준비할 때 처음으로 학원 문을 열고 들어가서 마지막에 문을 닫고 나왔다. 그 정도로 열심히 했더니 합격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규리는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살았는데, 잘 살아졌다”며 “UN 사무총장이 된 것보다 지금이 더 행복할 것 같다. 가장 재미있는 일이 연기이기 때문”이라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최규리는 “UN 사무총장을 꿈꿨던 이유는 이타적인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세상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배우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다른 방향으로 세상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라며 “제가 재미있어하는 일을 하면서 최초의 목표였던 좋은 영향을 끼치고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 된다면 배우가 된 것도 잘한 일이 아닐까”라고 미소 지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