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빌 효과, 에이스 빠져도 쌍포 가능한 피닉스

김종수 2024. 2. 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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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빌 효과? 피닉스 선즈는 시즌 전 팬들 사이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던 팀중 하나다. 데빈 부커(28‧196cm)와 케빈 듀란트(35‧208cm)라는 리그 정상급 신구 쌍포가 구축되었던 상태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브래들리 빌(31‧193cm)까지 합류했기 떄문이다. 물론 최근같이 강호들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좋은 선수는 많을수록 좋다.


부커와 듀란트 만큼은 아니지만 빌 또한 중하위권 팀에서는 충분히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자원인지라 3옵션으로 쓰기에는 차고 넘치는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닉스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쌍포를 넘어 트리플포를 구성했다는 것은 충분히 반가워할 일이지만 득점 위주의 플레이어 3명의 조합이 얼마나 시너지가 날까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기 때문이다.


역대로 따져봐도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의 선수들이 뭉친 경우보다는 서로의 장단점을 채워주는 조합형 라인업이 성적이 더 좋기도 했다. 더욱이 부커, 듀란트, 빌은 큰 틀에서 보면 플레이 스타일도 닮아있었다. 내외곽을 두루 갖춘 전천후 득점원이기는 하지만 주로 유려한 슛 터치를 통한 슈팅으로서 공격을 풀어가는 유형이었다.


강력한 돌파로 코트를 휘젓던지 아니면 궂은일에 능한 선수가 더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어쨌거나 피닉스의 선택은 빌까지 합류한 강력한 공격 라인업이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멤버 구성을 하고 시즌에 뛰어들었다. 물론 조합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삼각 트레이트를 통해 본래 주전 센터였던 디안드레 에이튼(26‧213cm)을 내보내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 백인 센터 유서프 너키치(30‧211cm)를 받아들인게 대표적이다.


공격적인 능력에서는 에이튼이 낫겠지만 묵묵하고 골밑을 지켜주면서 이타적으로 팀플레이를 펼치는 너키치가 트리플포와 잘 맞겠다고 판단했다. 실제로도 너키치는 공격력에 강점이 많은 주전 라인업 속에서 궂은일, 패싱게임 등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장신 백인센터가 그렇듯 흑인 빅맨들과 비교했을 때 운동능력 자체는 떨어지지만 빼어난 기본기와 파워 그리고 BQ로 이를 커버한다.


큰 체구를 바탕으로 스크린을 걸어주는데 능하고 팀 플레이에 잘 녹아든다. 동료들의 패스를 잘 받아먹는 한편 킥아웃, 컷인 등 빈틈을 찾아 찔러주는 패스도 일품이다. 미드레인지, 3점슛 등 슈팅 능력도 갖추고 있다. 많이 던지지 않을 뿐 자신에게 찬스가 오면 곧잘 던져주는지라 상대 수비가 버릴 수 없는 선수다.


그레이슨 앨런(29‧193cm) 또한 중요한 조각으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정교한 슈팅능력으로 주목을 끌었으나 경기를 치를수록 볼핸들링, 패싱게임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링커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피닉스는 31승 21패(승률 0.596)로 서부 컨퍼런스 5위를 달리고 있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당초 우승 후보로 꼽혔던 것에 비춰보면 살짝 아쉽다. 핵심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풀 전력을 가동한 경기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선두권 경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선두싸움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덴버 너게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LA 클리퍼스 등이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1위와 4위의 승차가 1경기에 불과한지라 매경기 접전의 연속이다. 반면 5위 피닉스는 선두와 5경기까지 벌어져있어 당분간은 더 높은 순위로 치고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외려 밑에서 치고올라오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새크라멘토 킹스, 댈러스 매버릭스 등을 경계해야하는 입장이다. 이들과의 승차가 크지 않은지라 연패 연승에 따라 삽시간에 순위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9일 풋프린트센터에서 있었던 유타 재즈와의 홈경기 승리는 꽤나 의미깊다. 이날 부커가 고관절 통증으로 결장했음에도 여전한 화력을 뿜어내며 연승을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듀란트와 빌이 나란히 3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유타 수비진을 맹폭했다. 어쩌면 당초 피닉스가 빌을 데려온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시즌 피닉스는 듀란트, 부커 쌍포가 함께 뛸 때는 어느 팀도 두렵지 않았다. 반면 둘 중 하나가 빠지게 되면 위력이 급감했다. 남은 한명이 집중수비에 고전하며 고군분투하다 경기를 내주기 일쑤였다. 이제는 그럴 일이 확 줄었다. 빌까지 버티고 있는지라 트리플포는 몰라도 쌍포는 꾸준하게 가동되는 경기가 많아졌다.


피닉스는 최근 또다시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수비력 좋고 볼 소유가 적으면서 찬스에서 높은 확률로 슛을 메이드 해줄 수 있는 3&D 유형의 포워드 로이스 오닐(31‧196cm)을 품에 안았다. 팀 입장에서 꼭 필요한 조각중 하나였다. 올시즌 이를 악물고 있는 피닉스가 제대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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