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이 픽한 회사"…GM 회장, 한국서 탄 차량 '숨겨진 코드'

오진영 기자 2024. 2. 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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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 경영진은 1박2일에 걸친 방한 기간 내내 5대의 캐딜락 SUV(스포츠유틸리티밴) 에스컬레이드를 나눠 타고 한국을 누볐다.

6일 입국 후 김포공항에서부터 서초동(삼성), 여의도(LG) 사옥을 찾아 주요 경영진과 회동하고 한국을 떠날 때 까지 에스컬레이드와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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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人]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차량(가장 오른쪽)과 GM 임원진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 차량에는 삼성의 자회사 하만과 LG의 제품이 탑재됐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 경영진은 1박2일에 걸친 방한 기간 내내 5대의 캐딜락 SUV(스포츠유틸리티밴) 에스컬레이드를 나눠 타고 한국을 누볐다. 6일 입국 후 김포공항에서부터 서초동(삼성), 여의도(LG) 사옥을 찾아 주요 경영진과 회동하고 한국을 떠날 때 까지 에스컬레이드와 동행했다.

1억6000만원에 판매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무엇보다 삼성의 차량 전장(전자장치) 자회사 하만 계열 브랜드인 AKG의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내부에 LG가 공급하는 38인치 커브드(휘어진) 유기발광바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도 들어가 있다. 삼성과 LG의 제품이 탑재된 차인 셈이다.

이미 LG와 GM은 배터리 등에서 많은 협력을 하고 있어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삼성은 다르다. 무엇보다 하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 회장이 2016년 11월 M&A(인수합병)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삼성 역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6800억여원의 영업이익이 인수 후 574억원(2017년)으로 추락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2021년부터 영업이익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삼성의 든든한 효자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김포항공비즈니스센터(SGBAC)를 통해 중동, 동남아 출장을 떠나고 있다. 이 회장의 도착 20여분 후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바로 앞 주차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차량에 탑승해 공항을 떠났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특히 인상적인 것은 삼성의 전장·오디오 사업을 총괄하는 하만의 마이클 마우져 CEO(최고경영자)와 크리스찬 소봇카 오토모티브 사업부장(사장)가 바라 회장을 맞기 위해 6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긴급 입국했다. 최첨단 디지털 콕핏, 텔레매틱스, 카오디오 등 하만의 주력 전장제품들을 소개했고 소봇카 사업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직접 데모시연을 했다.

바라 회장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선택한 것은 곧 이 회장이 픽한 하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과하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하만이 GM으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받으면 그것은 이 회장의 성과"라며 "바라 회장이 하만 제품이 탑재된 차량에 탑승하고 삼성을 방문한 것은 그만큼 바라 회장도 이 회장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바라 회장이 서로를 예우한 하나의 매개체가 하만 제품이고 이것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숨겨진 코드'라는 얘기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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