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잘 듣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귀,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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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설 연휴, 대가족이 모인 자리는 시끌벅쩍하다.
청력이 떨어진 쥐들은 소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눈 앞에 물을 취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늙은 쥐는 소음이 존재하지 않을 때도 마치 소음이 존재하는 것처럼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소음 속에서 뇌가 개별적인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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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설 연휴, 대가족이 모인 자리는 시끌벅쩍하다. 이야기꽃이 피는 가운데 어르신들은 종종 흘러나오는 말소리를 놓치기도 한다.
과학자들이 어르신들이 이처럼 대화의 내용을 놓치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나이가 들면서 소음을 처리하는 뇌의 능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기존 원인으로 지목됐던 유모세포보다는 신경세포 작용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패트릭 카놀드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노화에 따른 청력 저하는 신경세포의 작용에서 비롯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앞선 연구에선 내이의 유모세포가 노화에 따른 청력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모세포는 귀 속 달팽이관에 위치하는 세포다. 외부의 소리 진동에 따라 움직인다. 유모세포에서 방출한 신경전달물질이 유모세포에 이웃한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면 뇌로 신호가 전달된다. 기존 많은 연구에선 이러한 유모세포의 작용이 둔화되면서 청력 저하가 일어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연구팀은 유모세포가 아닌 신경세포의 작용에 주목했다. 나이가 들면서 신경세포의 활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태어난지 16~25개월 된 늙은 쥐 12마리와 2~6개월 된 어린 쥐 10마리의 신경세포 8078개의 활동을 기록했다.
실험에선 쥐들이 소리를 듣거나 듣지 않을 때 물주전자의 주둥이를 핥는 행동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찰됐다. 연구팀은 음폭이 넓어 공해로 분류되지 않는 '백색 소음'을 틀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쥐들이 물을 제대로 먹는지 확인했다.
소음이 흘러나올 때 이를 제대로 감지한 쥐는 물을 핥는 행동을 멈추고 소음에 집중하게 된다. 청력이 떨어진 쥐들은 소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눈 앞에 물을 취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분석 결과 늙은 쥐들은 어린 쥐들보다 소음을 감지하는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어린 쥐들은 소음이 시작되거나 끝날 때 물주전자의 주둥이를 핥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늙은 쥐들은 백색 소음이 흘러나오는 것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백색 소음을 활용한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늙은 쥐와 젊은 쥐의 신경세포 움직임 또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첨단 현미경 기술인 이광자이미징을 통해 형광으로 표시한 신경세포의 활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젊은 쥐는 소음이 발생했을 때 신경세포 활동이 일정하게 활성화됐다. 늙은 쥐는 소음이 발생했을 때도 신경세포가 활동하지 못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노화에 따른 신경세포 활동의 변화는 암컷 쥐보다 수컷 쥐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늙은 쥐는 소음이 존재하지 않을 때도 마치 소음이 존재하는 것처럼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 개별 소리를 구별하는 신경세포의 능력이 더욱 저하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노화로 저하된 청각 능력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소음 속에서 뇌가 개별적인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 연구에선 성별에 따른 청각능력 저하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살필 계획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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