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상임이사 박래군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5]

조남진 기자 2024. 2. 1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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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당시 인권활동가 박래군씨(63)는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을 맡고 있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권을 무력화하려는 시행령 폐기 촉구 집회를 열었는데, 그 일로 투옥되었다.

지금 그는 4·16재단 상임이사로 세월호와 함께하고 있다.

그런데 세월호 10년을 겪으면서 생명·안전으로 운동 방향이 변경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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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사IN〉이 그날까지 ‘세월호 사람들’ 100명을 만납니다.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 ⓒ시사IN 조남진

세월호 1주기 당시 인권활동가 박래군씨(63)는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을 맡고 있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권을 무력화하려는 시행령 폐기 촉구 집회를 열었는데, 그 일로 투옥되었다. 민주화운동, 인권운동을 하며 치른 다섯 번째 옥고였다. 지금 그는 4·16재단 상임이사로 세월호와 함께하고 있다.

“세월호는 대각성의 계기점이었다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니까 한국 사회가 생명이나 안전의 중요한 가치를 뒷전으로 밀어놓고 경쟁과 효율, 돈만 좇았거든요. 그런 사회에 대한 각성의 계기점이었다고 봐요. 그리고 타인의 슬픔과 아픔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정을 찾아가는 출발점이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승자독식의 세상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세월호는 ‘이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냐?’ 하는 질문을 지금도 계속 던지고 있다고 봐요.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사회가 변화했고, 가족들도 변화했고, 시민들도 변화했어요. ‘안전’이나 ‘생명’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지요. 그 덕분에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것도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과거에는 국가폭력의 현장을 고발하고, 그것을 사회적 의제로 만들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인권적인 제도나 법이나 문화를 만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10년을 겪으면서 생명·안전으로 운동 방향이 변경된 듯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또 다른 재난 참사 피해자들을 계속 만나면서 안전권 운동이 굉장히 시급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 모든 생명이 안전한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많이 아파요. 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실망스럽게 나왔고, 어렵게 기소됐던 관련자들이 다 무죄가 나오다 보니 크게 낙담했어요. 10년 동안 몸과 마음이 병들면서도 열심히 싸웠는데 손에 잡히는 성과가 없는 거잖아요. 진상규명도 안 되고 책임자 처벌도 물 건너가는 상황이고, 생명안전공원은 착공도 못하고….

그런데 저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여깁니다.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이지요. 그런데 이 길을 만드는 데 동의하지 않는 기득권 세력이 있고 그들이 계속 방해하다 보니 우리가 지금 성과를 손에 못 쥐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 더 힘내서 더 가자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권력자들이 앞으로 갔던 것을 되돌리려고 해도 한계가 있거든요. 구체적으로 성과가 없어 보이지만 이미 씨가 엄청 뿌려져 있고, 곳곳에서 그 싹이 터서 자라고 있는 상황이죠. 세월호 10주기를 계기로 또다시 앞으로 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보자는 말을 하고 싶어요.”

조남진 기자 chanm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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