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도하] 클린스만에게 외면당한 김문환…소속팀에선 ‘훨훨’, 좌우 가리지 않고 맹활약

강동훈 2024. 2. 1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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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도하(카타르)] 강동훈 기자 = 알두하일(카타르)에서 뛰고 있는 김문환이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면서 맹활약했다. 수비 시엔 끈질기게 따라붙고, 공격 시엔 정확한 크로스와 컷백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이 아시안컵 내내 ‘풀백 대란’으로 고민이 깊었던 것을 생각하면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런 김문환을 외면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문환은 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산투스(브라질)와의 이퀄리티컵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퀄리티컵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리는 친선 토너먼트 대회로 알두하일과 산투스를 비롯해 상하이 선화(중국),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가 참가했다.

이날 김문환은 왼쪽 풀백으로 나섰다. 그는 오른쪽 풀백이 주 포지션이지만, 본래 왼쪽 풀백으로 뛰던 술탄 알 브레이크(카타르)가 아시안컵을 이유로 차출된 탓에 포지션을 이동했다. 김문환은 킥오프를 앞두고 밝은 표정 속에 동료들과 함께 워밍업한 후 경기에 나서자 진지한 표정으로 임했다.

김문환은 왼쪽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움직이면서 공수 균형을 유지하며 활약했다.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17경기(선발 15경기)에 출전하는 등 알두하일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그는 경기 감각이나 컨디션이 100%에 가까워 보였다.




특히 김문환은 전반 33분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강하게 전방 압박하면서 소유권을 가져온 후 컷백을 내주며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다만 페널티 박스 안 왼쪽 측면에서 컷백을 받은 필리피 코치뉴(브라질)의 슈팅이 막히면서 공격포인트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로도 김문환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해 크로스를 올렸다.

김문환은 후반전에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전엔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겨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일대일 상황에서 절대 뚫리지 않으며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고, 정확한 패스를 공급하면서 후방 빌드업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알두하일이 후반전엔 수세에 몰린 탓에 높은 위치까진 올라가지 못해 크로스나 컷백 등은 시도하진 못했다.

이날 알두하일은 난타전 끝에 산투스와 2대2 무승부를 거두면서 이퀄리티컵 규정에 따라 연장전을 건너뛰고 곧바로 승부차기로 향했다. 김문환은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서 가볍게 성공시켰다. 다만 알두하일은 앞서 첫 번째 키커와 두 번째 키커가 잇달아 실축하면서 3대4로 패했다.

김문환은 경기 후 취재진들과 만나 “반시즌 뛰었는데 처음 (카타르에) 왔을 때보다 많이 적응했다. 동료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줘서 생활이나 경기하는 데 있어서 편안하게 잘 적응 잘하고 있다”며 “이번 이퀄리티컵에서 3경기 동안 결과가 좋지 않아서 아쉽지만, 이제 다시 시작하는 카타르 스타스 리그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문환은 이같이 알두하일에서 올 시즌 꾸준하게 주전으로 뛰면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아쉽게도 지난 3월 이후로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서 이번 아시안컵 최종 명단(26명)에 들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서 좌우 풀백 포지션 통틀어 김진수와 김태환(이상 전북현대), 설영우(울산HD), 이기제(수원삼성)를 발탁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가 최종 명단을 기존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하면서 여유가 있었음에도 체력 소모가 가장 큰 풀백 포지션은 단 4명만 선발했다.

결국 한국은 아시안컵 내내 우려됐던 ‘풀백 대란’이 일어났다. 김진수의 경우 부상 여파가 있었고, 이기제는 잦은 실책으로 거센 질타를 받았다. 이에 설영우가 좌우를 오가며 경기를 소화했지만 체력적으로 지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퍼포먼스가 떨어졌다. 김태환 역시 중도에 부상으로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런 측면에서 좌우 풀백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데다 카타르에서 뛰고 있어 현지 적응 문제가 필요 없고, 또 지난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부터 16강전까지 전 경기를 선발 출전하면서 경험도 풍부한 김문환을 외면한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분명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 = 게티이미지, 골닷컴, 알두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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