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여정 “오스카 수상 후 주연 러브콜 씁쓸...롤모델은 김영옥”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개봉 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여정은 여전히 멋졌다. 아니 전보다 더 멋졌다. 특유의 유머와 쿨함은 업그레이드 됐다.
윤여정은 “사실 오스카 수상 자체가 불가사의하다. 상상도 안 했던 일”이라고 운을 뗀 뒤 “촬영이 끝나자마자 힘에 부쳐 쉬러 도망갔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금세 잊고 지냈는데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졌고, 그래서 특별히 인터뷰할 게 없어 (수상 이후)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충분한 휴식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이 ‘도그데이즈’로 주연을 맡았다. 윤여정은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가장 큰 변화라면 그전까진 좀처럼 주인공을 맡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서야) 제안이 많아졌다는 것. 그걸 보면서 좀 씁쓸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주인공을 맡는다는 건 무거운 책임감을 요하죠. 저는 제 자신을 ‘흥행 배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는 위험한 도전을 하고 싶지는 않았죠. 이렇게 쭉 살아왔는데 갑자기 주인공이 돼야 하나 싶어 씁쓸했어요. 그래서 그런 걸 다 무시하기로 했어요.(웃음)”
윤여정은 “김 감독과는 (그가) 조감독일 때 만났다. 당시 우린 아무 것도 아닌 취급을 받았다”면서 “김 감독도 나이가 꽤 있었는데...당시 참을성이 없는 나를 많이 위로해줬고 인품이 상당히 좋았다. ‘김 감독이 입봉할 때 내가 필요하다고 하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도 좋고 돈도 많이 주면서 유명한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는 없더라. 나도 인생을 정리할 겸 단순화해 생각했고,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부모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스토리를 그린 휴먼 드라마. 윤여정은 극 중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를 연기했다. 사회적 성공을 이뤘지만 일상은 외롭다. 아들들은 해외로 떠나고, 하나뿐인 가족인 반려견 ‘완다’에 온 정성을 쏟는 인물이다. MZ라이더 진우(탕준상 분)와 인연을 맺고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찐 우정을 쌓아간다.
“감독님의 역량은 제가 잘 몰라요. 다만 나이가 들면서 재주많은 사람들도 많이 봤고, 예쁜 사람도 여럿 봤는데 그래도 남는 건 결국 성품이더라고요. 그의 인품은 확실하니까. (‘도그데이즈’ 시나리오를 읽긴 읽었지만) 그걸 가장 중요하게 봤고, 도움이 되고 싶단 마음 뿐이에요.”
윤여정은 “영옥 언니가 저보다 10년 위인데 제 롤모델”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예전부터 언니만큼만 하면 되겠다 생각하며 연기해왔다. 제가 77세, 영옥 언니가 87세인데 아직도 일하는 게 너무 대단하다”면서도 “나문희 언니는 나보다 위인데 5년 밖에 차가 안 나서...”라고 농을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죽는 날까지 배우로 살다 가는 게 행복임을 깨달았다고도 했다. 윤여정은 “평소 혼자 사색하고 연구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안에 ‘제일 행복하게 죽는 것은 자기가 하는 일을 하다 죽는 것’이라는 문구가 있다. 생각해보니 진짜 일상을 산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 생각이 들더라. 내 일상은 배우이지 않나, 배우하다 죽으면 잘 살다 가는 게 아닐까 싶다”고 진심을 고백했다.
“아프거나 누워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할 수 있을 때 일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영옥 언니가 오래 일을 한다는 게 신기하고 대단해 보이고요. 어떨 땐 내가 놀리기도 해요.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두 프로그램 할 거 한 프로그램 씩만 하라고...그러면 언니는 ‘이 역할이 들어왔는데 내가 하면 잘하겠단 생각이 들어서 더 나온다’고 하더라. 정말 대단하고 멋있지 않아요?”
더불어 “다 잘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그저 누군가가 돈을 잃지 않기 바라는 마음이다.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성공이 아닐까 싶다”고 소망했다.
‘도그데이즈’는 지난 7일 개봉, 설 연휴 극장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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