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참전 英파일럿, 102세에 다시 조종간 잡은 이유

박선민 기자 2024. 2. 1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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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 시각) 전투기 조종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잭 헤밍스(102). /AP 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공군 조종사로 활약했던 102세 노인이 최근 다시 전투기 조종간를 잡아 화제다.

9일(현지 시각) 텔레그래프와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전 공군 비행대장이었던 잭 헤밍스(102)는 지난 5일 영국 남부의 한 비행장에서 20분간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주력 전투기였던 ‘스핏파이어’를 조종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헤밍스는 1940년 18세로 공군에 입대해 1946년까지 조종사로 활약했다. 2차 대전 당시 스핏파이어를 몰며 독일군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헤밍스는 비행 중 모범과 용맹을 보였다는 이유에서 공군 십자훈장을 받기도 했다. 당시 윈스턴 처칠 전 총리는 헤밍스와 같은 스핏파이어 조종사들을 가리켜 “역사를 통틀어 이토록 적은 사람들에게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치하했다.

헤밍스가 고령에도 불구, 이번에 다시 조종간를 잡은 이유는 80년전 창립된 저개발국 지원단체 ‘국제항공선교회’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다. 국제항공선교회는 비행기를 이용해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구호품, 의약품, 긴급 화물 등을 전달한다. 현재 약 120개의 경비행기를 활용해 25개 이상의 저개발국에 도움을 주고 있다.

헤밍스는 비행 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완전히 즐거웠다”며 “조종 장치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약간 무거웠다. 공군 시절에 비행하던 것보다 더 빨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약간 녹슬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지났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비행 중 조종권을 넘겨받은 부조종사 배리 휴즈는 “그가 여전히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헤밍스는 전역 후에도 비행을 멈추지 않았다. 2021년에는 100번째 생일을 맞아 아내로부터 소형 항공기 ‘슬링스비 파이어플라이’를 선물받곤 곡예 비행을 선보였다. 또 2022년에는 1947년 제작된 ‘제미니’를 조종했다. 해당 비행기는 1948년 그가 아프리카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가져갔던 모델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지도와 나침반, 나일강만을 가이드로 삼아 정글과 사막 등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자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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