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복·립밤부터 패딩조끼까지···완판 행렬 '이재용템' 이유는 [줌컴퍼니]
입었다 하면 완판.
연예인에게 더 잘 어울리는 호칭을 늘 달고 다니는 재계 총수가 있다.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길에 양복 위에 회색 패딩 조끼를 입고 나타났다. 이 회장이 입은 조끼가 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 패션의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 '란스미어 골프'의 캐시미어 베스트 그레이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온라인에선 하루가 되지 않아 물량이 동났다. 정가 기준으로는 100만 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가격에도 주문이 쇄도한 것이다. 란스미어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도 공식 석상에 입고 등장할 만큼 삼성가에게는 의미 있는 브랜드기도 하다.
앞서 이 회장은 2022년 12월 베트남 출장길에서도 삼성물산 패션 브랜드 ‘빈폴골프’의 패딩 조끼를 입고 나타났다. 해당 제품도 이 회장이 입은 직후 완판됐다. 특히 당시 이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삼성그룹 계열 패션 브랜드 제품을 입은 것은 처음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이 회장은 여동생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에서 물러난 이후로 공개 석상에서 삼성그룹 계열 패션 브랜드 제품을 입고 있다. 이전에는 여동생 사업을 홍보해준다는 인식 때문에 자사 패션 브랜드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완판 행렬’이 이어진 건 10년 전부터다. 2014년 이 회장이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에서 미국 스포츠 의류 언더아머의 피케셔츠를 입은 모습이 포착되며 이목을 끈 것이다. 2011년 국내에 상륙해 인지도가 크게 없던 언더아머가 이름을 크게 알린 계기가 됐다.
2019년 이 회장이 부산행 SRT에 탑승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을 때도 대중의 관심은 이 회장이 착용한 ‘빨간 패딩’으로 향했다. 이 제품 역시 당시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던 아크테릭스의 제품으로 130만 원대 고가였지만 ‘이재용 패딩’으로 유명세를 타며 완판됐다.
3년여 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과 관련한 재판기간 중 꾸준히 미국 캐주얼 브랜드 스케처스의 '고 워크 아치핏 워킹화'를 신고 나와 브랜드 매출 상승 마중물 역할을 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해당 제품 가격이 10만 원대 중저가라는 점도 화제를 모으는 요소였다.
완판 품목이 의류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 2016년 국정조사를 위한 청문회 당시 이 회장이 2300원짜리 미국 화장품 업체 소프트립스의 립밤을 수차례 바르는 모습이 네티즌 사이에선 크게 화제가 됐다. ‘이재용 립밤’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제품은 당시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아 해외 직구로만 구매해야 했었는데 인기가 높아지자 2022년 한국에 공시 출시되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재용템’의 완판 현상 그 자체보다는 이 회장의 출장 패션이 가진 함의에 주목하기도 한다. 일례로 같은 미국 출장 일정이더라도 만나는 사람과 논의 안건에 따라 입는 옷이 달라지는 식이다.
2021년 미국에 10박 11일 일정으로 출장을 떠난 이 회장은 출장 초기 동부 지역에서는 정장 차림으로 일정을 소화한 반면,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있는 서부 실리콘밸리에선 편안한 복장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진과 만났다. 당시 이 회장이 동부에서 수행한 일정은 모더나·버라이즌 방문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 확대를 논의했는데, 격식 있는 복장을 통해 국가적인 차원의 외교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에도 이 회장은 글로벌 빅샷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캐주얼한 복장을 유지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이 회장의 복장은 정장 대신 회색 후드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곧 이어진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의 만남에서도 그레이 버튼 다운 셔츠에 노타이 복장을 했다. 같은 해 11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를 면담할 땐 짙은 민트색 니트에 노타이 차림을 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을 두고 재계에선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담아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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