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보폭 넓히는 이재용 회장 '뉴삼성' 전략 가속페달

이한듬 기자 2024. 2.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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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보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회장의 적극적 경영 참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삼성그룹의 주주환원정책 강화, M&A, 신규 투자 확대 등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삼성그룹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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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UAE 수도 아부다비로 출국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보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잦은 법원 출석으로 제약됐던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를 재개한 데 이어 '뉴삼성'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6일 김원경 글로벌공공업무 실장(사장) 등과 함께 중동 출장길에 올랐다.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지 하루 만이다.

이재용 회장은 설 연휴 내내 UAE 등 중동 국가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찾아 주요 사업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는 등 10년 째 '명절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명절 출장을 기점으로 이 회장의 해외 현장경영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 3년5개월 동안 106차례 진행된 재판에서 95차례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직후로 국한해 봐도 33차례 서초동으로 향했다.

하지만 운신의 제한이 풀리면서 해외 출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다지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등 경영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귀국 이후에는 당면한 과제 해결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M&A를 비롯한 투자가 단행될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조원을 들여 인수한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 이후 초대형 M&A가 사실상 멈춰있었으나 이 회장이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된만큼 다시 투자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게 재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약 75조원이다.

삼성의 과제인 컨트롤타워 부활과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추진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취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꾸준히 지배구조 개편 요구를 받아왔다.

삼성의 외부 감시 조직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핵심 과제로 추진했으나 해법을 제시하진 못했다.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주주총회에 이 회장의 관련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회장의 적극적 경영 참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삼성그룹의 주주환원정책 강화, M&A, 신규 투자 확대 등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삼성그룹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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