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완성도 높은 수입차 절대강자… 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풀체인지(완전변경)로 탈바꿈했다.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 화려한 실내,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비즈니스 세단(주로 기업에서 임원 등에 제공하는 차)으로서 완성도가 높다.
E클래스는 ‘벤츠의 심장’으로 불리는 브랜드의 핵심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2016~2023년 8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신형 11세대 E클래스는 2016년 10세대 출시 이후 8년 만에 풀체인지가 이뤄졌다.
시승 모델은 E클래스 가솔린 엔진 E200 아방가르드·E300 익스클루시브·E300 AMG 라인·E450 익스클루시브 가운데 중간 등급인 E300 익스클루시브였다.
신형 E클래스는 모델별로 디자인 차이가 있다. 익스클루시브는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에 촘촘한 삼각별을 배치한 다른 모델과 달리, 검은 바탕에 은색 수평·수직선을 그린 차분한 형태다. 보닛 위로 우뚝 솟아오른 삼각별 엠블럼도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디자인이다. 다른 모델의 엠블럼은 보닛에 납작하게 부착돼 있다. 후면은 E클래스 모든 모델이 공통으로 장착한 특이한 리어램프 디자인이 눈에 띈다. 리어램프 속에 삼각별을 형상화한 조명이 좌우 각각 2개씩 총 4개 들어가 있다.
E300 익스클루시브의 차체는 길이 4955㎜, 너비 1880㎜, 높이 1475㎜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는 2960㎜다. 이전 세대보다 20㎜ 길어졌으며, 특히 뒷좌석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이 이전보다 17㎜ 길어졌다.
운전석에 앉으면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눈을 사로잡는다. 12.3인치 계기판을 별도로 두고, 14.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대형 유리 패널에 합쳤다. 벤츠는 이 화면을 MBUX 슈퍼스크린이라고 부른다.
조수석 앞 화면에선 내비게이션 경로를 지정하거나 유튜브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할 수 있다. 차를 주로 혼자 이용하면 실용성이 떨어지지만, 시각적으로 실내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다. E300 AMG 라인에는 무료로 장착되는데, E300 익스클루시브에는 유료 옵션이라는 점은 아쉽다. 슈퍼스크린 옵션의 가격은 305만원이다.
파워트레인(동력계)은 2.0리터(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9단 변속기를 조합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을 갖췄다. 최고 출력 258마력, 최대 토크 40.8㎏f·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1초 만에 가속한다. 사륜구동으로 네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며, 복합 연비는 11.6㎞/ℓ다. 공차중량은 1900㎏, 트렁크 용량은 540ℓ다.
시동을 걸면 상당히 적은 진동으로 조용하게 구동 준비를 마친다.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 저속에서 가·감속하는 움직임도 울컥거림 없이 부드러워 만족스럽다. 전기모터가 엔진을 일부 보조하는 MHEV의 장점이 느껴진다. 도로로 나와 가속페달을 밟으면 묵직하게 힘을 붙인다.
출력이 아주 강한 차는 아니지만, 경쾌하게 회전하는 엔진의 질감이 토크감을 느끼게 한다. 도로의 불쾌한 진동과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은 수준급이다. 고속 주행에서 페달의 감도가 꼼꼼해 속력을 충분히 높여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준다.
E300 익스클루시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현대적이다. 중앙 화면은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길 안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유튜브·웨이브·멜론 등 앱 실행을 지원한다. 슈퍼스크린을 장착하면 중앙 화면 위쪽에 셀프 카메라가 탑재된다. 사진·동영상을 촬영해 저장하거나, 화상회의 참여에 활용할 수 있다.
E300 익스클루시브의 가격은 8990만원이다. 슈퍼스크린만 붙여도 9295만원으로 오르는 가격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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