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하는 순간 '꿀꺽'…반려동물이 조심해야 할 설 음식들

정설령 수의사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2024. 2.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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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양파, 고추 등 들어간 음식 주의해야
딸기, 사과, 단호박, 고구마 등은 섭취 가능
설 음식과 강아지(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정설령 수의사 = 즐거운 설 명절. 최근엔 반려동물과 함께 설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강아지, 고양이에게도 나눠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과 반려동물은 신체기관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 음식이나 주면 안 된다.

반려동물에게 줘도 되는 설 명절 음식과 주의해야 할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10일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대표 정설령)에 따르면 설날 대표 음식인 떡국은 반려동물에게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떡은 식감이 쫀득해 씹지 않고 급하게 삼킬 경우 자칫 기도를 막아 질식할 위험이 있어서다.

떡국에 들어간 마늘, 파는 용혈성 빈혈, 혈뇨 등 문제를 보일 수 있다. 양파, 파, 마늘이 들어간 전이나 잡채, 만두 등도 반려동물에게 먹이면 위험할 수 있는 음식이다.

청양고추와 같이 캡사이신 성분이 든 음식도 주의가 필요하다. 캡사이신은 독성은 없지만 자극적인 성분으로 섭취할 경우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캡사이신은 혈압을 낮추고 혈소판 응집을 막기 때문에 혈압약을 먹고 있거나 혈소판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주지 말아야 한다.

나물은 완전히 익히거나 갈아줘야 변이 질어지거나 소화불량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고사리의 경우 조리 과정에서 독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신경증상, 실명, 출혈, 면역 억제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한다.

딸기, 사과, 배, 바나나, 멜론의 과육 부분은 소량을 먹여도 된다. 하지만 포도, 샤인머스캣은 소량이라도 잘못 먹으면 급성신부전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면 안 된다. 귤도 껍질 부위에 독성 성분이 있으니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달걀(계란) 노른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B와 D 등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콜레스테롤도 많으므로 조금만 주는 것이 좋다.

흰자는 각종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는 우수한 식재료다. 하지만 반드시 익혀서 줘야 한다. 날로 줄 경우 단백질 소화효소의 활성도를 억제하는 오보뮤코이드(ovomucoid)로 인해 소화불량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반려동물에게는 양념이 되지 않은 육류 단백질을 주는 것이 좋다. 육류를 줄 때는 소량을 준다. 육류를 과도하게 익히거나 지방이 많은 부위를 주면 소화불량, 위장장애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려견에게는 식물성 식재료인 단호박, 고구마, 양배추, 브로콜리, 배추 등을 먹이면 수분 섭취에도 도움이 된다. 마, 무, 연근, 시금치, 당근, 파프리카, 케일, 토마토(빨갛게 익은 것만), 청경채 등도 건강에 좋다.

식재료도 중요하지만 반려동물이 아무거나 집어먹지 못하도록 행동 교육도 필요하다.

설 명절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음식을 함께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강아지와 고양이가 호기심이 많은 경우 다가와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거나 참견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뜨겁게 달궈진 조리기구에 신체가 닿아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만드는 과정에서 음식을 옆에 두게 되는데 이때 반려동물이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음식을 만드는 동안 반려동물을 격리하거나 먹지 못하도록 평소 교육을 시켜둔다.

특히 설 명절에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가족이나 친지가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경우 음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주지 말아야 할 음식을 주는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들에게 미리 반려동물에게 주지 말아야 하는 음식에 대해 알려주거나 아예 음식을 직접 주지 말라고 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이 남은 음식을 주워먹고 위장 장애나 중독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남은 음식은 즉시 냉장고에 넣거나 용기를 잘 밀봉해 반려동물이 없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정설령 한국영양전문동물병원 원장은 "반려동물이 식재료를 잘못 먹고 심한 구토와 설사를 하거나 힘이 없어 좋아하는 간식을 줘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설 명절기간 진료를 보는 동물병원을 미리 알아두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해피펫]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 ⓒ 뉴스1

news1-10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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