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역대 최악?…'코로나 학력 저하' 실체 밝혀진다
'코로나 신입생' 3년간 추적 연구 결과 이달까지 나와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코로나19로 인한 가정 경제의 영향은 1차 연도에 이어 2차 연도에도 (교과 역량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대구교육청이 코로나19 종단연구를 하면서 발간한 2차 연도 기초분석보고서 중 일부 내용이다. 코로나19로 가정 경제가 어려워진 학생은 국어·수학 점수가 낮고, 학년이 올라가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입학한 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학력과 사회성, 정서, 신체·정신건강에 미친 영향을 3년 동안 추적 연구한 결과가 이달 중 나온다. 우려했던 대로 코로나19 세대 학생에게 '코로나 결손'이 있었는지, 결손이 있었다면 회복됐는지 그 실체가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10일 "8개 교육청에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실시한 코로나19 종단연구가 마무리돼 이달 말까지 교육청별로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단연구(학생 성장 및 적응체제 구축 지원 종단 연구)는 교육부가 2021년 7월 발표한 '교육회복 종합방안'의 일환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 격차가 심화하고 학생들의 학업과 사회정서 발달에 지속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학업뿐 아니라 사회·정서·신체적 성장에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을 추적 조사하고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연구다.
교육부가 주도해 2021년 경기·대구·충북 3개 교육청에서 연구를 시작했고 2022년에는 인천·광주·대전·강원·충남 5개 교육청이 합류했다. 주관은 경기도교육청이 맡았다. 교육부는 연구를 위해 3년간 약 40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했다.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 입학한 학생으로 표본 패널을 구성하고 이 학생들을 3년 동안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2021년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했다. 자기 보고식 검사에 답해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초등학생은 3학년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중학생 패널 연구에서는 2020년에 입학한 학생이 지난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코로나19 영향을 계속 받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종단연구에서는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국어·수학 과목의 학업성취도 검사도 실시했다.
코로나19 때 입학한 중학생의 문해력 저하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2022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국어에서 중학교 3학년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역대 최악인 11.3%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의 4.1%와 비교해 2.7배에 달한다. 수학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19년 11.8%에서 2022년 13.2%로 1.6%포인트(p) 높아졌다.
2022년 중학교 3학년은 2020년에 입학한 학생이다. 종단연구 대상과 같다. 이들은 올해 고교 2학년이 되면서 다시 국가학업성취도평가 대상이 됐다. 교육부가 매년 실시하는 국가학업성취도평가는 중3, 고2 학생이 대상으로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본으로 추출해 평가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우려는 대구교육청이 이은주 전 녹색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종단연구 2차 연도 기초분석 보고서에도 나타난다. 2022년 1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정 경제가 어려워진 학생은 국어·수학 교과 역량 점수가 낮았다.
이러한 영향은 1차 연도에 이어 2차 연도 조사에서도 지속해서 나타났다. 중간 보고서이긴 하지만 코로나19가 학생들의 학업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교육 격차를 확대했다는 것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송경원 녹색정의당 정책위원은 "'코로나 세대'가 출현하면서 학업과 사회정서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코로나 결손'이 실증적으로 확인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40억원이 들어간 정부 차원의 3개년 추적 연구인 만큼 교육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결과를 발표하고 맞춤형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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