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구조대, 3년 넘게 물린 마지막 한 주주까지 구조 성공할까 [신동윤의 나우,스톡]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현대차, 이 무거운 주식이 요즘처럼 날아오를 날도 다 오네요. 허허허.”
약 3년 전 주당 약 22만원에 현대차 주식 250주를 매수한 뒤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는 기자의 한 지인 A 씨가 최근 기자와 만나 한 말입니다.
A 씨는 매수 이후 현대차 주가가 15만원 대까지 흘러내렸을 때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그저 지켜보기만 했었는데요. A 씨를 함께 아는 기자의 주변인들은 우스갯 소리로 그의 투자 성향을 두고 ‘부처님 투자법’이라 부르기도 했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현대차가 ‘역대 최고’ 실적을 지난해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죠. 일명 ‘상투 잡은’ 것으로 보이는 A 씨를 위로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습니다.
심지어 증권사들도 최근 목표주가를 낮춰잡은 것을 보면 이런 전망은 전문가·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공감대가 형성됐던 셈이죠.
하지만, 이런 세간의 예측을 최근 현대차 주가는 보기 좋게 깨버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최근 거래일이었던 지난 8일 장중 현대차 주가는 ‘52주 신고가’일 25만5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현대차 주가가 장중 25만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2월 16일(고가 25만1000원) 이후 딱 3년 만입니다.
사실 현대차 주가가 25만원 선을 넘보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불과 한 달 전으로만 돌아가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주가가 18만원 대에서 오가고 있었으니까요. 한 달은 커녕 1주 전만 해도 현대차 주가엔 실적 ‘피크아웃(peak-out, 정점 도달 후 조정)’에 대한 우려가 증권가를 지배했었습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거두거나 소폭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죠.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28만원으로, 상상인증권은 기존 31만원에서 26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현대차는 금융 당국이 주도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꼽힙니다.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0.60배에 불과합니다. 삼성전자(1.29배), SK하이닉스(1.52배), LG에너지솔루션(4.82배), 삼성바이오로직스(6.54배), 셀트리온(6.19배), 네이버(1.35배), LG화학(1.04배) 등 코스피 시총 10위권 내 다른 종목들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낮은 수준이죠. 포스코홀딩스(0.65배) 정도가 비슷한 수준이지만, 현대차가 더 낮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내 ‘형제주’이자 국내 자동차 ‘대장주’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기아의 PBR 1.17배와 비교해도 현대차가 훨씬 더 낮은 수준입니다. 그만큼 저평가 정도가 심한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죠.
단순히 PBR이 낮은 것 이외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현대차의 큰 강점으로 꼽히는 지점입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5조1269억원을 기록, ‘부동의 1위’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국내 기업 전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죠.
대신증권은 현대차와 기아를 저(低) PBR 종목인데다 높은 ROE를 유도할 수 있는 주주환원정책의 최대 수혜주란 판단에서 최우선주로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가능성이 높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제한적”이라며 “특히 순현금 규모를 감안하면 주가의 상방은 더 큰 폭으로 확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현대차 주가가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습니다.
당장 현대차 주가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이외에도 호재가 쏟아지는 모양새죠.
현대차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A등급을 획득했습니다. 무디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현대모비스 등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1’에서 ‘A3’로 상향했습니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4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 역시 현대차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경쟁 상대인 수입차에겐 불리한 내용이란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가장 주목할 사안은 배터리효율계수를 새로 도입해 배터리 에너지밀도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내용인데요. 이에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성이 낮아 비교적 저렴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일부 전기차 모델은 보조금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죠. 지난해 9월 테슬라가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해 선보인 ‘모델Y 후륜구동’ 모델이 대표적입니다. 현대차 전기차 모델 중에선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은 현재 없습니다.
현대차 인도 법인 기업공개(IPO) 역시 주가엔 호재란 평가가 증권가에선 나옵니다. 공시를 통해 일단 현대차는 관련 보도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히긴 했는데요.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인도 증시 상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봤습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 인도공장의 가치가 확인되면서 인도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아, 한국 부품사들의 자산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IPO로 유입된 자금을 추가 주주환원 정책과 미래차에 대한 재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중복 상장에 따른 논란보다는 현대차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쪽에 임 연구원은 무게를 둔 셈입니다.
좀 더 파격적(?)인 주장도 나옵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현대차 주가가 5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본 것인데요. 현대차는 현금 19조원 중 8조원을 투입해 우선주 전량 자사주 매입 및 소각하고, 서울 삼성동 부지와 현대건설 지분 21%, KT 지분 5%를 매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주총회까지 가지 않아도 이사회에서 토론하고 결의할 수 있는 안건들이라고 짚으면서 말이죠.
현대차 주가가 기록한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는 소위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1월 11일 26만7500원입니다.
최근 주가 흐름이라면 역대 최고가란 기록까지도 갈아치울 수 있는 것이 아니냔 기대감이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나오죠.
국내 증시에서 ‘큰손’으로 불리는 외국인 투자자의 투심이 현대차로 쏠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최근 3주간 외국인 투자자는 현대차 주식을 1조717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죠. 기관 투자자도 4165억원 어치 현대차 주식을 사들이며 거들었습니다.
이 기간 현대차 주가 상승률은 무려 31.58%에 이릅니다.
이런 소식에 남몰래 설레는(?) 개미들도 있습니다. 바로 25층(주가 25만원 이상) 넘어에서 물려 있는 현대차 주주들이 그들이죠.
헤럴드경제가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사이보스5를 통해 최근 5년간(2019년 2월 7일~2024년 2월 7일) 현대차 주식에 대한 매물대를 20구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종가(24만5000원)가 포함된 구간 이상(주당 23만7260원 이상)에서 현대차 주식을 거래한 비율은 전체의 9.92%에 이르렀습니다. 주당 24만7340원 이상에서 물려있는 비율은 이보다 좀 더 줄어 4.42% 수준이었죠.
다른 말로 해석해보면 최근 5년간 현대차 주식에 투자했던 개미 100명 중 4명 수준의 상투 꼭대기 최정상부를 잡았던 개미들까지도 이번 상승장을 통해 익절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쯤에서 눈에 띄었던 온라인 주식 관련 커뮤니티 상의 현대차 주주들의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대급’ 인기女에…“정부 비밀요원” “열애설도 작전” 음모론 봇물, 무슨 일
- “주장으로 부족했다” 복귀한 손흥민 반성에…누리꾼들 댓글 보니
- 이수만 쫓아내면 ‘주가 30만원’ 간다더니…“실상은 7만원” 사달난 SM엔터
- “그곳에 형수가 있었다”…검찰, 황의조 형수를 ‘협박’ 용의자로 보는 이유
- “병장 월급 125만원 보다 못 벌어요” 유튜버 하려고 사표썼는데…수입 ‘처참’
- 최동석, 전처 박지윤 저격글 하루만에 삭제 후 일상으로
- ‘연봉 29억’ 클린스만 경질?…70억~100억대 ‘위약금’이 최대 고민
- ‘홍콩 노쇼논란’ 메시, 日에선 뛰었다…中 “우린“ 무시했냐” 분노
- '이재명 저격수' 원희룡 계양을 핏빛 현수막 '깜짝'
- 서정희,이혼· 암 투병 후 심경…"이제는 건강 간절히 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