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거대양당 체제 실망 ‘무당층’ 흡수할까?
뉴시스에 따르면 이념 지향과 지지층이 상이한 제3지대 4개 세력은 설 연휴 전날까지 당명과 지도체제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지만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에 맞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전격 통합을 선택했다.
여야를 아우르는 통합 신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기득권 정치에 실망한 무당층에 또다른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은 상당한 수준으로 집계된다. 제3지대에 대한 기대감도 확인된다.
엠브레인리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23%에 달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37%와 30%다.
다만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로 표심이 집결하는 추이는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조사한 정당 지지도를 보면 개혁신당과 새로운 미래는 각각 4%와 3%에 그쳤다.
제3지대가 지역 기반 부재와 상이한 이념·지지층이라는 벽을 넘어 지지층을 통합하고 무당층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반윤석열·반이재명을 넘는 합당 명분과 비전이 필요하다. 잡음 없는 통합과 바람을 확산시킬 후보 등도 후속돼야 한다.
제3지대 4개 세력은 통합을 위해 최대 쟁점이었던 당명과 지도체제에서 타협했다. 당명은 개혁신당을 쓰되 지도제체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4개 세력이 각각 최고위원 1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대외적인 균형을 맞췄다. 이낙연 공동대표에게는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추가했다.
김종민 새로운 미래 공동대표는 "당명은 기존 개혁신당에서 조금 더 우선권(을 갖거나) 혹은 유리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당 전체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4개 세력이 힘을 모아서 함께 해서 하자는 합의가 담겨 있기 때문에 통합의 의미가 당명 때문에 퇴색되거나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새로운미래 지지층의 반발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원욱 원칙과 상식 의원은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대표는 결을 달리한다. 이번 선거에서 노장층의 조화로운 지도부가 구성돼서 결을 달리 하는 지지층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 공동 대표와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를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부탁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당 득표율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많은 지역구에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출마 수순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낙연 공동대표는 최근 광주 출마를 시사했다. 이준석 대표도 지역구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종민 공동대표는 "지역구 출마를 하는 정당으로 가려면 지금 통합해야 한다. 비례정당으로 가려면 3월에 해도 된다"며 "지역구에서도 양당 독점 체제를 깨는 후보를 발굴해서 출마시키겠다는 것이 통합 결단에 가장 큰 이유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대표가 호남과 장년층에서, 이준석 대표가 수도권과 20대 남성에서 각각 소구력을 갖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과 연령대 표심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특히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에서 통합신당 후보 출마와 득표율은 거대 양당의 희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제3지대가 빅텐트 구성에 성공하면서 거대 양당의 공천 과정에서 이탈하는 의원들의 추가 합류도 예상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의원 7명을 공천 배제할 계획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설 연휴 이후 현역 평가 하위 20% 의원들을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이삭줍기'가 성공하면 제3지대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합신당 현역 의원은 김종민·조응천·이원욱·양향자 등 4명으로 현재 3번인 정의당(6석)보다 적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한 만큼 현역 의원의 합류가 없는 한 기호 순번은 더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호 순번이 선순위일수록 득표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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