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있는 청양군 먹거리직매장, 누적매출 100억 돌파
푸드플랜 핵심사업…입소문 나면서 매출 꾸준히 상승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청양 먹거리직매장에서 파는 물건은 한눈에 봐도 신선해요. '햇살농부'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있죠. 아이들이 어려서 처음 생길때부터 관심있게 봤어요. 매장 인근에 있는 대전시 공용텃밭에서 채소를 직접 재배해 먹은 적도 있거든요. 신선농산품 위주로 구매를 하고 있는데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이란 신뢰가 있어요." (유성 계산동 50대 주부)
충남 청양군이 푸드플랜(먹거리 순환 종합계획)의 핵심사업으로, 2020년 9월부터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에 운영중인 먹거리직매장의 누적 매출액이 100억원을 돌파해 화제다.
개장 첫해 12억원, 2021년 27억 2000만원, 2022년 29억 1000만원에 이어 지난해 32억7000만원을 올렸다. 2023년 12월말 기준누적매출은 101억원, 누적 이용객 34만명에 회원수 9000여명을 확보했다.
대형마트가 넘쳐나는 시대에 대전 도심에서 다소 외진 곳에 자리잡은 충남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거둔 값진 성과다. 농부들이 정성들여 생산한 건강하고 신선한 최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직매장 조성엔 87억원이 투입됐다. 1043㎡ 부지에 연면적 2207㎡,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1층 직매장에서는 과일, 채소 등 청양산 신선 농산물과 곡류, 농업인 가공식, 반찬류, 정육, 제과·제빵 제품을 판매하고, 2층에선 로컬푸드협동조합의 뷔페식 레스토랑인 '농부밥상' 이 소비자들을 맞는다. 3층은 김장 담그기 행사 등 소비자 교육장 등으로 쓰인다.
전통시장도 아니고 인근에 농협이나 대형마트도 즐비한데 어떤 차별점이 있었을까. 청양군은 군수의 이름을 걸고 먹거리의 안정성과 신선함, 신뢰, 고품질을 강조하는 '군수품질인증제'를 들고 나왔다.
청양군에 주소를 두고 거주하는 사람이 관내 지역과 청양군 인접 읍·면·동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 및 가공식품에 대해 오염원 차단과 잔류농약검사, 생산이력, 유통체계 등 5단계 15가지 실천과제를 지켜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깐깐하게 거른다.
충남 청양은 왜 대전에 직매장을 만들었을까. 청양군의 1월 기준 인구는 3만 13명, 고령화율도 39%에 이른다. 자칫 3만명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청양의 특성상 돌파구를 찾아야하는 상황. 대전은 청양서 가장 가까운 인구 145만의 대도시다.
청양군은 농민들이 텃밭에서 기른 소규모 농산물을 매입해 판매하고 수익을 생산자에게 돌려준다. 만약 기준가격 대비 시장가격이 7일 이상 하락할 경우 군이 차액을 지원하는 '기준가격 보장제'를 실시해 일정수준의 농가소득을 보장해준다.
2016년 150개 농가로 구성된 로컬푸드 협동조합이 조직되면서 '푸드플랜'의 시초가 됐고, 2018년 충남도 로컬푸드 생산자 직판장 구축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직매장 건립의 길도 열렸다.
군은 민선7기 시작과 동시에 지난 2018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함께 푸드플랜 1기 계획(2018~2022년)을 수립했다. 2019년엔 푸드플랜을 전담할 농촌공동체과를 신설했다. 농가들은 농촌공동체과의 조언을 받아 작물을 기획생산한다.
푸드플랜은 먹거리 기반시설 운영을 활성화하고 연중기획생산체계를 구축해 안정적 생산기반을 만들고, 직거래매장과 관계시장 확대를 통해 먹거리 소비시장을 늘려 농가소득을 보장하면서 아동~노인에 이르는 먹거리 복지까지 실현하는 구상이다.
청양군은 유성 먹거리직매장 개장에 앞서 2020년엔 2개센터로 구성된 중간지원조직인 '청양지역활성화재단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지역먹거리보장 조례와 청양군수품질인증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먹거리위원회도 민간참여를 늘리면서 5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 이사장 이종필 부군수는 "청양산 농산물 생산과 공급확대를 통해 건강(Health)과 행복(Happy), 조화(Harmony)를 추구하는 것이 푸드플랜의 목표"라며 "농업인의 안정적 소득향상은 물론 먹거리 복지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재단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161억원을 들여 대치면 탄정리 일원 1만9126㎡ 조성된 '먹거리 융·복합 종합타운'은 푸드플랜의 앵커시설이다. 출하농산물 전품목에 대한 안전성검사와 대전지역 공공기관 및 외식업체, 경로당 등 관계시장 확대, 직매장 및 공공급식 농산물 공급을 위한 역할을 맡고 있다.
농산물종합가공센터와 공공급식물류센터, 안정성분석센터, 농산물전처리센터, 산채가공센터, 구기자산지유통센터, 친환경가공센터 등이 들어섰다. 오는 6월중으로 푸드플랜 홍보·교육관이 마지막 연계시설로 준공될 예정이다.
청양군은 이같은 안전 먹거리 생산을 위한 하드웨어 시설과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로컬푸드 지수평가에서 2020년 우수상, 2021년 최우수상, 2022년 대상을 받는 성과도 냈다.
군은 올해 먹거리직매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판매 활성화에 나서고 계절별 상시 이벤트를 여는 한편 포장재 차별화에도 신경쓸 계획이다.
하루 매출 1000만원 이상을 달성하고, 푸드플랜 출하 농산물 사전 안전성검사율도 현재의 70%에서 100% 달성 하는게 목표다. 소비자 홍보단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돈곤 군수는 "청양먹거리 직매장을 청양 농민이 생산하는 깨끗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대전시민이 믿고 소비하는 도농상생의 공간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우수한 품질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먹거리 융·복합 종합타운'이 완공된 만큼 푸드플랜을 통한 인구 5만 자족도시의 기반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emed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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