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美 증시서 알아야 할 세 가지 [나수지의 미나리]
9일 美증시 체크포인트
큰 변화 없었던 CPI 계절조정치
9일(현지시간) 개장 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지표는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정치였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매년 1월 CPI를 발표하기에 앞서 계절조정치를 감안해 앞선 5년간의 CPI 지수 수정치를 발표합니다. 이번에 수정된 CPI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5년간의 수치를 업데이트한 것입니다. 계절조정치는 연간으로 따지면 0이기 때문에 전년대비 수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큰 변화가 없어 시장의 주목을 받을만한 지표는 아니었습니다.
평소엔 주목받지 못했던 CPI 계절조정치가 이번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지난해의 경험 때문입니다. 지난해 2월 미국 노동부가 CPI를 업데이트 했을 당시 11월 근원 CPI가 전월대비 0.2%에서 0.3%로, 12월 수치는 0.3%에서 0.4%로 높아진 적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 3개월 근원 CPI를 평균해 연율로 환산한 수치가 3.1%에서 4.3%로, 헤드라인 CPI의 3개월 평균 연율환산치는 1.8%에서 3.3%로 올라갔습니다. 크리스토러 월러 연준 이사가 지난달 연설에서 이 점을 언급하면서 올해 CPI 수정치를 지켜봐야한다고 언급하자, 시장은 오늘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CPI 수정치 발표를 기다려왔습니다.
뚜껑을 열자 지난해 12월 CPI는 기존 0.30%에서 0.23%로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근원 CPI도 기존 0.31%에서 0.28%로 소폭 하향조정됐습니다. 11월 CPI 수치가 0.1%에서 0.16%로 상향조정되고, 근원 CPI는 0.28%에서 0.31%로 상향조정되기는 했지만, 12월 물가가 하향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충격을 미칠만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니엘 실버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CPI 수정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해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4분기 실적발표...펩시코 '울고' 에르메스 '웃고'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는 이 날도 이어졌습니다. 펩시코는 북미지역 소비 둔화로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펩시코가 시장의 기대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한 건 5년만에 처음입니다. 펩시코는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이 1.78달러로 예상치인 1.72달러에 미치지 못했고, 매출은 278먹500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284억달러보다 낮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펩시코는 "높은 대출비용, 줄어든 개인 저축으로 인해 북미지역 소비자가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로인해 소포장 제품의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펩시코는 올해 실적 전망치도 하향조정했습니다. 기존에는 4~6%가량 매출 성장을 예상했지만, 4%대 매출 성장으로 전망을 바꿨습니다. 배당은 기존 5.06달러에서 5.42달러로 증액했지만, 부진한 실적에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펩시코 주가는 장중 한 때 4%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명품 브랜드 기업인 에르메스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에르메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3억6000만유로로 전년동기대비 17.5% 늘었습니다. 시장전문가 예상치인 32억 6000만 유로보다도 많았습니다. 주력 부문인 가죽 제품 사업부문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13억7000만유로를 기록하면서 실적 증가세를 이끌었습니다. 호실적 덕에 배당도 주당 13유로에서 15유로로 늘리고, 주당 10유로의 특별 배당금도 결의했습니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CEO는 "유럽 지역에 강력한 현지 고객층을 보유한 덕에 경기둔화의 영향을 피해갈 수 있었다"며 "다른 경쟁 브랜드에 비해 관광객 숫자 등 경기 흐름이 (에르메스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 맞춤형 칩 설계시장 진출
엔비디아가 맞춤형 칩 설계 시장에 진출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 날 "엔비디아가 디나 맥키니를 엔비디아 맞춤형 부서 사업장으로 임명하고,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IT 기업을 만나 맞춤형 칩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주력칩인 H100, A100은 일반적인 용도의 AI 프로세서 칩입니다. 특정 고객을 위한 게 아니라 두루두루 쓸 수 있는 범용 제품입니다. 하지만 개별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맞춰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등 범용 제품과 비교해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맞춤형 칩 시장은 올해 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연간 글로벌 칩 판매량의 5%수준입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 시장이 두 배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정도로 성장세는 가파릅니다. 브로드컴, 마벨 등이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맞춤형 칩 설계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날 장중 한 때 엔비디아 주가는 3%이상 올랐습니다. 반면 기존 맞춤형 칩 설계 강자인 브로드컴은 0.7% 상승, 마벨은 3.22% 하락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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