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임박한 지상 침공 앞서 이스라엘군에 라파 주민 대피 명령(종합)

박준호 기자 2024. 2. 1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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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 대한 공격에 앞서 라파 주민 대피 계획을 마련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집트 국경과 접한 라파 지역을 침공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후 9일 이같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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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신화/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각) 예루살렘 집무실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기이한 요구에 굴복한다면 인질 석방을 끌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또 다른 대학살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제시한 휴전안을 거부했다. 2024.02.08.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 대한 공격에 앞서 라파 주민 대피 계획을 마련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집트 국경과 접한 라파 지역을 침공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후 9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라파가 하마스의 마지막 남은 거점이라며, 하마스에 맞서 전쟁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이 곳에 병력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약 15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의 다른 곳에서 전투를 피해 라파로 몰려들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에서 '대규모 작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 관리들에게 민간인 대피와 남아있는 하마스 무장부대를 '붕괴'시키기 위한 군사 작전을 포함하는 '더블 플랜(double plan)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요일(9일) 이른 오전 이스라엘은 라파의 목표물을 폭격했다. 이번 공격은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과 구호단체들이 가자지구의 지상전을 230만명의 인구 중 절반 이상이 피난처를 찾은 지역으로 확대하지 말라고 이스라엘에 경고한 지 몇 시간 후에 발생한 것이다.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이뤄진 공습은 라파에 있는 주거용 건물 2채를 강타했고, 다른 두 곳은 가자 중심부에서 폭격을 당했는데, 그 중 한 곳은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유치원을 피난소로 바꾼 건물을 손상시켰다. 시신이 병원에 도착하는 것을 목격한 AP 기자들에 따르면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의 전쟁 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가까운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가장 가혹한 비판이자 가자지구에서 급증하는 민간인 사망자 수에 대한 우려의 표시라고 AP가 보도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9일 현재 팔레스타인 전체 사망자 수는 2만8000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중 약 3분의2는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라파까지 지상공세를 확대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의도는 워싱턴에서 이례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8일 "우리는 아직 그러한 작전에 대한 어떠한 진지한 계획의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백만여명의 피난처가 있는 지역에서 아무 계획도, 아무 생각도 없이 지금 그런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관은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 공격은 "우리가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발언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수십 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휴전 협정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주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라는 메시지를 던진 네타냐후 총리와 미국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AP가 짚었다.

국제 구호기관 관계자들 또한 "우리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자지구의 마지막 남은 병원, 대피소, 마켓, 그리고 수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유엔 아동기구인 유니세프의 캐서린 러셀 총재는 "그것들이 없다면, 기아와 질병이 치솟아 더 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쟁이 5개월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라파의 바로 북쪽에 있는 칸 유니스시에 지상전을 집중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가 다음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혀 수십만 명의 피난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네타냐후의 발언은 이집트에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집트는 라파 지역에서 지상 작전을 수행하거나 국경을 넘어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면 이스라엘과 맺은 40년 간의 평화 조약이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부분 봉쇄된 가자-이집트 국경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주요 진입점이기도 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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