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번데기·호떡·어묵 먹은 한동훈…생닭은 왜?

이철영 2024. 2.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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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 김성태 "尹 대통령이 사면·복권했는데…핵관들이"
민주, 비례연합 추진 '조국 신당', '송영길 신당'도 함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동대문구의 경동시장을 방문해 '생닭'을 든 사진이 화제가 됐다. /이동률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경동시장 방문한 한동훈, 먹고 찍으며 인기 입증?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동시장을 방문해 '생닭'을 든 사진이 소소하게 화제가 됐어. 무슨 일이야?

-한 위원장이 시장 방문을 마치고 다시 차에 탑승하려던 때였어.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려는데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이 경호원들의 제지 속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한 위원장 쪽으로 계속 내밀더라고. 한 위원장이 이를 발견하고, 그냥 받을 수는 없었는지 온누리상품권을 건네는 듯했어. 그게 생닭이었던 거지.

-닭이 한 세 마리쯤 돼 보이던데. 한 위원장도 당황했을 것 같네. 닭 말고 다른 건 뭘 샀을까?

-또 다른 지지자가 황태포를 머리 위로 흔드니까, 그것도 결국 사더라고. '생닭·황태포 샷'은 그렇게 만들어졌어.

-어묵도 먹는 것 같던데.

-어묵, 번데기, 호떡 이런 것들. 정치인들이 명절 전에 전통시장 가면 항상 하는 것들 있잖아. '서민음식'도 좀 먹고 상인들과 악수도 하고. 한 위원장은 지지자들의 사진 요청도 마다하지 않고 함께 찍어줬어. 'GTX 연장' 같은 문구가 쓰인 손팻말도 함께 치켜들었지. 한 위원장을 쫓아오는 지지자들은 '다음 대통령 한동훈', '한동훈 파이팅'이라며 소리 지르기도 했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보기 위해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이 몰리면서 안전사고의 우려도 낳았다. 한 상인은 한 위원장 등 정치인들의 방문을 두고 <더팩트>에 "사진만 찍고 가는 것"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동률 기자

-상인들 반응은 좀 어땠어?

-유명 정치인을 만나서 좋아하기도 했지만,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이 좁은 시장 골목에 한 번에 몰리면서 사고 우려도 있었어.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가판에 쌓아놓은 물건이 쓰러지기도 했지. 한 상인은 정치인들이 이런 식으로 방문하는 걸 두고 "장사도 잘 안 되는데 방해된다"고 짜증스러워하더라고.

-지지자들이 많이 몰렸나 봐. 한 위원장 인기가 대단하구나.

-<더팩트>가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한 위원장에게 호감을 가지고 기대를 드러냈어. "대통령과 다를 것"이라면서 말이야. 한 70대 지지자는 "한 위원장이 너무 좋다. 똑똑하고 점잖다. 당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했지. 이 지지자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을 두고 '정치공작'이라고 하면서도 "김 여사가 그걸 받으면 안 됐다. 처신을 잘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어. 한 위원장은 이날 시장에서 어떤 민심을 봤을지 참 궁금해.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공천 부적격 판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김성태 한 맺힌 기자회견…공천 갈등 신호탄?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의 7일 기자회견이 화제였다며. 왜 기자회견을 연 거야?

-공천 부적격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회의를 열고 공천 신청자 849명 중 29명에 대해선 부적격으로 판단했어. 김 전 원내대표가 여기에 해당한 거지.

-김 전 원내대표는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기간에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증인채택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딸의 KT 정규직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어. 1심에선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2022년 대법원도 그대로 판단했어. 같은 해 12월 김 전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특사 명단에 올라 사면·복권됐지. 사면·복권이 되더라도 공천은 받을 수 없다는 공관위 기준에 해당한 거야. 강서을에서 다시 출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셈이지.

-기자회견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당이 또다시 저를 버리려 한다. 당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 이런 참담한 결과로 되돌아올 줄은 몰랐다"라고 심경을 드러냈어. 또 그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저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우리 당을 패거리 정당으로 물들이고 있는 '핵관'들이 누구인지도 저는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어. 사면·복권을 받았는데도 부적격 판단을 받은 것은 대통령 사면권한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했어.

김 전 원내대표는 '핵관'들이 공천을 주도한다며 이철규 의원을 비판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제가 뭘 했다고. 그렇게 말하시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남용희 기자

-핵관이 누굴 지칭한 거야?

-박성민 의원과 이철규 의원이야. 김 전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히겠다. 박성민 의원을 비롯한 흔히 말하는 대통령 측근이라는 인사들이 입맛에 맞는 총선 후보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말했어. 공관위 인사가 이철규 의원을 말한 거냐고 기자들이 물으니 김 전 원내대표는 "부인하지 않겠다"라고 답했지. 비례대표인 박대수 의원이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한 것 역시 '핵관'들 때문이라며 "배은망덕하다"라고도 했지. 울분이 맺혔는지 목소리랑 얼굴이 떨리기도 했어.

-이철규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의 주장에 "제가 뭘 했다고. 그렇게 말하시면 안 된다"며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왜 남을 원망하시나"라고 했어. 신경전이 일어난 거지. 이에 대해 김 전 원내대표도 8일 페이스북에 "아무 말 잔치라고 나불대는 자격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통령 주변 권력에서 가장 호가호위하는 당사자가 할 이야기는 아닌 거 같다"고 했어.

-정치권에서는 김 전 원내대표가 본격적인 공천 갈등의 시발점이라고도 해석해. 앞으로 더 큰 파열음이 터질 수 있다는 거야. 김 전 원내대표는 당의 해명을 일단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야. 돌아온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네.

'조국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두고 민주당 내홍이 감지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서예원 기자

◆민주 위성정당 동상이몽..."조국은 안 돼"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앞두고 야권비례연합 추진을 선언했지.

-민주당이 8일 원내정당인 녹색정의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에 통합비례정당 구성을 위한 연석회의 참여를 공식 제안했어. 국민 대표성을 지닌 당과 우선적으로 연합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거지. 문제는 검증이야.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의 시민사회 후보들에게 순번 10번까지 양보했잖아. 그때 국회 입성한 시민사회 후보들에 대한 비판과 논란이 4년 내내 끊이질 않았거든.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조정훈 의원 등 말이야. 최강욱 전 의원,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있어. 민주당 내에서도 위성정당 논란이 계속된 만큼 후보 논란은 좀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 같더라고.

-이대로라면 '조국 신당', '송영길 신당'도 민주당과 함께할 수 있는 거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런데 당내에서는 반발이 큰 것 같아. 민주당은 아직 논의 대상에 없다는 입장인데, 여론을 지켜보려는 것 같아. 박홍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장은 "나머지 정당(조국 신당)은 창당도 안 돼 있거나 원내 진입이 안 돼 있어 국민 대표성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했어. 사실상 이들을 향한 민심이 보증되지 않은 상태라는 걸 에둘러 말한 듯하네. 실제로 21대 총선을 앞두고 '조국의 늪'에 빠져 당이 큰 곤혹을 치렀거든. 청년 표심을 깎아 먹었던 조 전 장관을 다시 품으면 당이 또다시 힘들어진다는 목소리도 있어. 한 민주당 보좌진은 "내로남불의 상징이지 않느냐"라며 "장관 임명 후 2030 청년들이 크게 분노했던 시기를 떠올리면 여전히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어.

-조 전 장관이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잖아. 연대 불발 시 반발도 클 텐데.

-그렇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검찰개혁에 앞장섰다가 희생된 '영웅'의 이미지가 있나 봐. 그래서 조 전 장관이 직접 나서면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와. 분란을 일으킬 수 있거든.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지난 총선에서 조국의 강을 건넜느니 마느니 하면서 당도 시끄러웠고, 얼마나 많이 맞았냐"며 반대 의견을 냈어. 하지만 출마는 예상되는 수순이야. 조 전 장관은 8일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며 "검찰 개혁을 추진하다가 무수히 찔리고 베였지만 그만두지 않고 검찰 독재의 횡포를 막는 일에 나설 것"이라고 했어. 이번 총선에서 나서겠다는 뜻이지. 총선은 사실상 중도의 싸움인데, 민주당이 또다시 조 전 장관을 품게 되면 역풍이 상당하지 않을까.

최종현학술원은 지난 6일 유튜브를 통해 제2차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종현학술원 유튜브 캡처

◆국민 90% "북한 비핵화 불가능"

-국민 10명 중 9명이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최종현학술원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2차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어.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이라고 답한 비율은 91.0%였어. 지난해 77.6%보다 13.4%포인트 높아진 수치야.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60.8%)는 답변이 과반이었어. 지난해의 48.7%보다 12.1%포인트 낮아진 거야. 학술원은 "이러한 변화는 우리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기보다는 북핵 개발 고도화와 광폭해진 도발 자세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어.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학술원 의뢰로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10일까지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43명 대상 실시) 면접 조사한 결과야.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 ±3.0%P.

-또 들여다볼 만한 결과가 있었어?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선언'으로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이 강화됐잖아. 이를 계기로 북한의 핵 위협이 해소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는 비율이 63.4%나 됐어. 지난해 조사에선 응답자의 71.9%가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변했었대. 3국 안보협력 강화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북핵 위협을 해소할 정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거야.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으로 '한국의 핵 잠재력 강화'를 꼽은 비율은 20.6%로 가장 많았어. 뒤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와 유사한 한미 핵 공유'(20.4%)와 비슷하지.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 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도 84.3%로 지난해(72.4%)보다 높아졌어.

-윤석열 대통령은 '독자적 핵 무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밤 녹화방송 된 KBS 신년회담에서 "핵 개발 역량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수준)에 비추어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시일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면서도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선을 그었어. "핵을 개발한다면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게 될 것이고, 우리 경제는 아마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야. "국가 운영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국익에 더 부합한다"는 거지.

-최근 북한은 대남정책을 더 적대적으로 바꾼 데다가 핵잠수함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잖아.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국익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할 정부의 고민이 깊을 것 같아. 우린 언제쯤 '전쟁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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