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홍준표·박명수·이천수 '분노의 목소리'…“클린스만·정몽규 OUT!”
전 축구선수 이천수부터 방송인 이경규, 박명수, 거기다 정치인 홍준표까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졸전 끝에 물거품이 되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그 뒷배인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축구계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방송계에서도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회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경규는 지난 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준결승 요르단전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클린스만호가 요르단에 유효슈팅 0개를 포함해 수비의 안일한 실수로 인해 0-2 참패를 겪자 그는 결국 폭발했다. 이경규는 “축구협회장이 누구야! 축구협회장이 누구냐고! 물러나. 책임지고 물러나야지”라며 정몽규 회장의 이름을 부르며 소리쳤다. 이어 이경규는 “이렇게 만들어 놨으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냐. 언제까지 해먹을 거냐”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옆에서 함께 지켜보던 김환 아나운서 역시 “맞다. 오늘은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감했다.
정치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실패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거듭 내고 있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재차 촉구했다. 홍준표 시장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글을 총 4차례나 올렸다.
그는 임기가 아직 2년 반 정도 남은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경우 축구협회가 수십억 원대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약정이 그러하다면 위약금이라도 주고 해임하라”며 “단 그 위약금은 잘못 계약한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물어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능과 무기력이 입증된 감독에게 차기 월드컵 지휘봉을 맡길 수 있겠나”라며 “외국인 코치라면 사족 못 쓰는 한국 축구의 사대주의는 이제 버려라. 우리도 이제 세계적인 지도자가 즐비하다”라고 했다.
◆박명수 “클린스만 누가 데려왔냐, 반성하고 자리 내려놔”
방송인 박명수 역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9일 방송된 KBS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그는 클린스만 감독의 논란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박명수는 이번 준결승 패배에 대해 “김민재 선수가 빠진 탓도 있지만 상대 선수가 치고 나가는데 우리나라 수비 서너 명이 붙어도 못 잡더라. 그걸 보며 ‘이건 정말 말이 안 되게 심각하구나’ 싶었다”고 했다. 이어 “대체 감독을 누가 데려온 것이냐. 제대로 된 감독을 데려왔다면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고집으로 이 지경을 만들어 놨다. 그들은 반성하고 자리를 내려놔야 한다”고 정몽규 회장의 책임론을 언급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이천수도 소신 발언에 나섰다. 이천수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공개한 ‘아시안컵 솔직한 리뷰’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전 축구선수인 김영광, 정조국과 함께 경기를 시청하면서 클린스만호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천수는 “클린스만 감독이 보여준 게 없다. 좋은 것만 하려 한다”며 “요르단만 볼 게 아니고 예선전부터 쭉 봤을 때 클린스만이 어떤 축구를 했는지 모르겠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은 욕먹으면서도 빌드업 축구를 4년째 가져갔다. 그런데 클린스만은 오자마자 공격하겠다고 하더니 아시안컵에서 공격하는 모습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천수는 특히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 문제를 언급했다. 이천수는 “지고 있으면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전방으로 나가라고 독려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 없이 자기만 편안하게 이러고 있는 게 너무 답답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선수들을 동기부여 시켜줘야지 선수들도 힘들어도 적극적으로 뛰고 하지, 적극적인 모습도 없고 구경만 하고 있다. 감독이 경기 구경하러 온 사람 아니지 않나. 그니까 선수들이 적극적인 면이 무조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영상에 함께 출연한 김영광과 정조국도 공감했다. 김영광은 “1선, 3선 사이 거리가 너무 머니까 중간 공간이 너무 많고, 그 공간을 요르단이 차지하고 있어 공을 뺏긴다”며 “가운데가 넓으니까 미드필더가 엄청 뛰어다녀야 해서 지칠 수밖에 없다”고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을 지적했다. 정조국은 “클린스만 감독이 하려고 하는 축구가 뭐냐는 게 가장 문제”라고 언급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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