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도전 나선 고우석의 진심, “부끄럽지 않은 선수 되겠다”
미국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의 오른손 투수 고우석(26)이 9일 빅리그 데뷔라는 부푼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설 연휴를 즐길 겨를 없이 곧장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인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1차 목표로 세웠다.
고우석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비자 발급이 늦어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제시간에 떠날 수 있게 됐다”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이 조금씩 실감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우석은 미국에 도착하면 ‘체력 테스트’를 받은 뒤 현지 시간으로 11일 샌디에이고 투·포수가 참여하는 공식 스프링캠프에 참여한다.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LG에서 2군 훈련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끔 챙겨줘서 몸을 잘 만들었다”며 “메이저리그 캠프는 처음이지만, 성실한 자세로 일단 부딪혀 보겠다”고 말했다.
2017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그는 프로 통산 7시즌 동안 354경기에 등판해 19승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 3.18의 성적을 남겼다. 커리어하이 시즌인 2022년에는 63경기 4승2패 42세이브 평균자책 1.48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23시즌 종료 후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고우석은 지난달 4일 김하성이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인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올겨울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 로베르트 수아레스 등과 마무리 보직을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다만 고우석은 아직 보직에 관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제 막 빅리그에 도전한 사람으로서 부족한 걸 알고 있다. 바로 마무리를 생각하기보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해 건강히 한 시즌을 치르는 게 목표”라며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져본 적이 없어서 일단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스터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낯선 환경에 빨리 적응해 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김하성이라는 존재는 고우석에게 큰 힘이 된다. 그는 “같은 팀이 된 것을 기뻐해 주고 환영해준 것만으로도 (김)하성이 형에게 감사하다”며 “막상 간다고 생각하니까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높인다”고 했다.
개막 로스터 진입이라는 그의 바람이 이뤄지면 고우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샌디에이고는 다음 달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거’로서 첫발을 한국에서 내디딜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고우석도 “잘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끝으로 고우석은 ‘한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한국을 대표한다는 이야기가 낯간지럽긴 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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