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일터 사라진 곳에도 설은 왔는데…"명절 기분도 안 나요"
세배며, 차례상이며 모두 남의 나라 얘기처럼 느껴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수해로 집을 잃고 화재로 일터가 잿더미로 변한 분들인데 정영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명절 앞둔 시골 마을인데 인기척이 없습니다.
이맘때면 찾아온 아이들과 음식 만드는 소리로 북적했을 텐데 오늘은 조용합니다.
지난해 7월 큰 수해를 입었던 경북 예천군 벌방리 마을입니다.
마을 곳곳엔 그때 흔적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산사태로 쓸려 내려온 돌무더기가 그대로 남았습니다.
한 집 건너 한 집은 뼈대만 남았고 사람은 없습니다.
차례상 차리는 것도 어렵습니다.
[홍진화/경북 예천군 벌방리 주민 : (차례상을) 차릴 곳이 있나 준비할 곳이 있나, 준비하려고 해도 그릇도 없지 공간은 좁지. 말도 못 해요. 말도 못 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
마을 입구에는 임시주택 11채가 서있습니다.
이 집으로 도시로 갔던 아들이 찾아 왔지만, 발 뻗을 공간도 모자랍니다.
[신만식/귀향객 : (여기는) 많이 자야 4~5명이니까 조카들은 올 수가 없죠. 명절인데도 명절 기분이 안 나죠. 사실.]
그을리고 떨어져 나간 이 곳, 지난 달 큰 불이 난 서천 시장입니다.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제 할 일이 없습니다.
[이종숙/서천특화시장 피해 상인 : 막상 집에 있으려니까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혀요 집에서. 그러니까 그냥 눈뜨면 나오고 해 떨어지면 들어가고 그러는 거예요.]
가까스로 불길을 피한 농산물동 상인들은 그나마 장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뒤, 예전 같은 활기는 없습니다.
[김자희/서천특화시장 농산물동 상인 : 회 뜨러 와서 미나리도 사가고 상추도 사가고 그런 것이 없잖아. 미나리 어제 놨는데 10개 놨어. 저거 저렇게 많이 남았어.]
집과 일터를 잃은 사람들에게 명절은 아픈 시간입니다.
응원과 공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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