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손님 오면 꼭 데려가요”…‘뉴욕 3대 스테이크’의 맛은? [특슐랭 in 뉴욕]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4. 2. 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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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Peter Luger Steak House)
가격: 스테이크 1인분 67.95달러
주소: 178 Broadway, Brooklyn, NY 11211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사진 출처=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홈페이지]
뉴욕 브루클린 소재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Peter Luger Steak House). 한국에서는 뉴욕 3대 스테이크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그 명성 덕분에 이곳에 오면 거의 한국의 스테이크집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국 손님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기자도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코스처럼 가는 곳이 바로 피터 루거다. 서빙 보는 분들은 서울, 부산은 물론 왠만한 지방 도시들도 줄줄 꿰고 있을 정도다.

한번은 토종 미국인과 같이 간적이 있는데, 그에게 피터 루거는 3대 스테이크 하우스가 아니었다. 물론 1887년 오픈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뉴욕의 명물이지만 언론의 혹평을 받고 미슐랭 스타를 잃어버린 약간은 추락한 이미지가 강했다.

사건의 발단은 뉴욕타임스 음식 평론기자 피트 웰스가 지난 2019년 피터 루거에 별점 0개를 주면서 시작했다. 음식이 균일성을 갖추지 못했고, 서버들은 불친절했고, 가격은 너무 비싸다는 요지였다. 이어 2022년 피터 루거는 오랜기간 보유했던 미슐랭 원 스타를 잃어버렸다. 이후 피터 루거는 미슐랭 별을 지금까지 다시 찾아오지 못했다.

물론 기자 1명의 평가와 미슐랭 스타만으 맛과 식당의 서비스 등 모든 것을 완벽히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평론가들은 호평을 내어놓기도 하기 때문이다.

2021년을 마지막으로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는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 <사진=윤원섭 특파원>
기자가 피터 루거를 소개하기 전에 이 같은 배경 설명을 하는 이유는 137년된 스테이크 하우스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지만 여전히 상당한 내공을 가진 곳임을 전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을 알리기 위해서다.

일단 예약은 필수다. 예약 없이 들어갈 수는 없다. 예약도 몇주 전에야 가능하다.

식당은 브루클린에 단독 건물로 있어 쉽게 찾는다. 바로 근처에 자체 무료 주차장이 있어 차를 가져갈 때 편리하다.

들어가면 미슐랭, 자갯(Zagat) 등 수십년된 맛집 인증서들이 대기실 온 벽면을 채우고 있다. 일단 여기서 먹고 들어간다.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에 들어가면 바로 바가 나오고 여기서 손님들은 안내 받기를 기다린다. <사진=윤원섭 특파원>
분위기는 캐주얼하고 복장도 캐주얼이다. 일부 뉴욕의 고급 스테이크집은 옷차림까지 제한하고 있지만 피터 루거는 자유롭다.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으면 담당 서버가 식전빵을 들고 온다. 버터를 발라먹으면 고소하다.

식전빵과 피터 루거 자체 스테이크 소스 <사진=윤원섭 특파원>
이제 주문할 차례. 크게 고민할 것 없이 스테이크 메뉴는 사실상 하나밖에 없다. 포터하우스 스테이크(T자 뼈를 기준으로 안심과 채끝등심이 좌우로 있음). 크기가 큰 만큼 2~4인분을 보통 주문한다. 1인분도 있긴 있지만 크기가 작아 포터하우스라고 하기 애매해 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메뉴판 <사진=윤원섭 특파원>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고기 굽기다. 피터 루거에서 정말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었다고 하려면 ‘미디엄 레어’를 선택해야 한다. 피가 철철나는 게 부담스러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유혈이 낭자하는 수준은 아니다. 스테이크가 나오면 접시가 한동안 뜨거워 속살을 좀 더 익혀도 되고, 정 부담되면 ‘미디엄’을 시키면 그래도 괜찮다. 둘다 겉은 확실히 익혀 있고 너무나 바삭하다.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한 맛이 잠깐 스친 후 부드럽게 터지는 육즙과 풍부한 고기 질감이 아주 좋다. 다른 미국 스테이크집에 비해 짠 맛도 덜하다. 일단 서버가 큼지막하게 썰어놓은 고기가 연거푸 계속 입에 들어간다.

‘미디엄 레어’ 피터 루거 스테이크
메뉴판에도 적혀 있지만 피터 루거 측은 USDA 프리임 비프를 직접 선택하고, 자체 제작한 박스에 드라이 에이징을 시킨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만일 ‘미디엄 웰’을 시킨다면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기 힘들다. 피터 루거의 스테이크의 맛은 미디엄 레어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겉은 딱딱하고 바삭함은 덜하고, 안에 고기 맛도 질기다.

‘미디엄 웰’ 피터 루거 스테이크
곁들여 먹는 것을 추천하면 이집의 시그니처 애피타이저인 썰어놓은 생 토마토와 양파다. 첨엔 도대체 고기 먹기 전에 이걸 왜 먹나 싶었는데, 일단 양파는 고기랑 같이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준다. 제아무리 맛있는 스테이크라도 먹다보면 생기는 느끼함은 어쩔 수 없다. 김치 없이 식사를 못하는 분들에겐 특히 도움이 된다. 토마토는 식전에 먹으면 의외로 식욕을 돋구는 역할을 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절반 정도는 토마토와 양파를 시킨다.
생 토마토와 양파 <사진=윤원섭 특파원>
야채가 생각나 시금치를 시키면 야채긴 하지만 크림으로 버무려진 거라 느끼함은 감수해야 한다.

참고로 메뉴판에 햄버거는 오후 4시까지만 주문된다고 하지만, 서버에게 얘기하면 저녁에도 해준다. 그러나 아무리 햄버거를 좋아해도 스테이크와 같이 먹으면 안그래도 양이 많은 스테이크를 다 먹기도 힘들고 맛도 서로 반감시킨다.

후식 초콜렛 <사진=윤원섭 특파원>
다 먹고 나면 금박지로 싼 원형의 초콜렛을 후식으로 준다. 계산은 메뉴판에도 나와있지만 신용카드는 안된다. 현금이나 미국에서 발급받은 데빗카드만 가능하다.
뉴욕은 전세계 음식을 모아놓은 요식계의 멜팅팟(melting pot)입니다. 맛집도 그만큼 많습니다. 여행이나 출장을 와서 혹은 뉴욕에 살아도 어디서 먹으면 좋을까 고민할 수 밖에 없죠. 그 고민을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로 해소해드립니다. 직접 내돈내산으로 먹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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