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영화계 배울 점 많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밝힌 '괴물' [★FULL인터뷰]
5일 서울시 강남구 배급사 NEW 사무실에서 영화 '괴물'의 연출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괴물'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로, 개봉 66일째 누적 관객 수 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2022) 이후 처음으로, 최근 15년간 일본 실사 영화 흥행 TOP2에 올라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괴물'이 50만 관객을 돌파한 데 대해 "그 어떤 작품보다 스태프, 배우분들이 잘 해주셨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의 훌륭한 각본, 오디션을 통해 뽑힌 두 소년의 매력이 엄청났기 때문에 한국에서 5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봐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내한해 한국 관객들과 만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개봉에 맞춰서 오고 싶었는데, 신작 드라마 촬영 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개봉 시기에 오지 못해서 주인공인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배우에게 '잘 부탁한다'고 얘기하고 한국에 보냈다"며 "새해가 돼서 스케줄을 낼 수 있었는데, 사실 지금까지 영화가 상영되고 있을 줄은 몰랐다"고 놀라운 감정을 표했다.
이어 "내한 후 극장에서 한국 관객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많았고, 뜨거운 질문이 끊임없이 나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또 송강호, 배두나 배우와 만나는 시간도 가졌다. 저에게는 매우 귀중하고, 좋은 시간"이라고 전했다.
'괴물'을 사랑하는 한국 관객들과 뜨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과 비교할 순 없지만, 한국 관객들의 연령층이 젊고, 에너지가 넘친다고 느낀다. 또 저에게 선물을 많이 주시는데 저의 얼굴을 직접 그려서 주시는 분들도 있다. 싫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부끄럽다. '내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괴물'에 대해 마음을 울리는 영화라고 해주시는 데 감사하지만, 어떤 부분이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관객들에게 묻고 싶고,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두 주연배우가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연출의 방향성에 대해 "어려운 질문이다. '어느 가족'을 예로 들자면, 이 형태의 가족을 가족이라고 부르면 안 되는 건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이 그들보다 더 밀접하고 잘 연결된 가족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연출하기는 했다"며 "우리들이 항상 정해진 것처럼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부모 자식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항상 '이러한 가능성이나 이러한 선택지가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제안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꼭 그것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영화가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한 '괴물'에서 전하고자 한 메시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일본 사회는 동조압력(소수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암묵 중에 다수 의견에 맞추는 것을 강제하는 것)이 심하다. 보통의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사회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배제하는 구조가 강하다. 일본 사회의 곳곳에 깊이 존재하고 있고, 그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마이너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과의 차이점이라면, 한국은 새롭게 변화하는 것의 가치를 인정하고, 일본에서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것 같다.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길이 좁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고, 돌파구를 여는 게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로 그 문을 열고자 하는 마음은 없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을 그려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의 영화 촬영 환경에 대해서는 "'브로커'를 찍으면서 느낀 점은 한국의 영화 촬영 환경은 일본보다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풍요롭고, 또 여유롭고, 젊은 스태프들이 힘을 내서 일하고 있다. 노동 시간은 물론 폭력적인 부분도 잘 관리되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는 일본이 좀 뒤처져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국의 경험을 살려서 일본의 영화 환경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배울 점이 많고, 한국도 일본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일 양국이 인재 교류를 많이 했으면 좋겠고, 이런 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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