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4강에 갔으니 실패는 아냐?...혼자서 위안 삼는 클린스만, '보완점'은 알기나 할까

한유철 기자 2024. 2. 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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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패하며 탈락
클린스만 "4강 갔으니 실패는 아냐" 발언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포포투=한유철]


무엇이 부족한 지 알고 있기는 할까.


표면적인 성적으로는 4년 전보다 올랐다.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8강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하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엔 4강까지 올랐다. 하지만 느껴지는 씁쓸함은 4년 전보다 N배 더 많다.


대회 시작 전, 기대감은 높았다. 대한민국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한 조가 됐다. 국내외 매체들은 대한민국이 속한 E조를 '1강 3약'이라고 평가했다. 1강은 당연히 대한민국이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황금 세대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만큼, 3전 전승을 따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불안했다.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은 이강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3-1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수비 진영에서의 불안함과 공격 전개 시의 답답함이 느껴지며 찝찝함을 남겼다.


요르단과의 2차전부터는 대한민국의 '부족한 부분'이 여실히 드러났다. 수비 진영에서의 실수는 여전했고 공격 작업은 원활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 대한민국은 주전 선수들을 가용했음에도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불안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선수들의 체력만 떨어졌다.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엔 불안함이 증폭됐다. 다행히 선수들의 '투지'로 이를 이겨냈다. 사우디전에선 조규성의 극적인 헤더골에 이은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으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따냈고, 호주전에선 황희찬과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서며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하지만 두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은 바닥을 쳤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요르단과의 리매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지녔음에도 대한민국의 전술은 그대로였다. 로테이션도 하지 않았다. 결국 이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 요르단은 효과적인 경기 운영으로 대한민국을 압박했다. 결과는 0-2 패배. 대한민국은 90분 동안 유효 슈팅 0개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저조한 경기력에 목표 달성까지 실패한 상황. 전 국민이 분노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결과를 보고 비난하라는 클린스만 감독의 말마따나 "책임을 져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능구렁이처럼 이를 넘어갔다. 그는 사임 관련 질문에 대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한국으로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고 보완점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다.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 더 잘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사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이후 입국한 클린스만 감독.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치솟게 할 발언을 했다. 그는 이번 대회 결과에 대해 "4강에 진출했기 때문에 실패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얼마나 어려운 대회였는지 몸소 느끼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강에 진출했다는 건 상당히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믿을 수 없는 발언이다. 우승을 목표로 한 팀이 4강에서 멈췄는데, 만족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손흥민과 이강인 등 핵심 선수들은 "죄송하다"라며 죄책감을 느끼고 사죄의 뜻을 내비치기 바빴지만, 이를 통솔하는 지도자라는 사람은 혼자서 위안을 삼고 있었다.


단순히 아시안컵 탈락에서 끝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러한 태도는 대회를 치르는 동안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알아내는 데 방해요소가 된다. 스스로 '실패한 대회'라고 생각해야 그 속에서 보완점을 찾을텐데, 클린스만 감독은 스스로 이번 대회를 '성공적'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대회를 분석하고 보완점을 논의하겠다"라고 밝힌 클린스만 감독. 이번 대회를 복기할 생각조차 있기는 할까 의심스럽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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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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