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어선 안 된다’ 절박감 속에 제3지대 합당… 파란 일으킬까
막판까지 당명 이견… “이낙연이 통 큰 양보”
후보 발굴·공천 등 일정 고려해 전격 합의
당헌·당규, 총선 공약 합의 등 의제 남아
국힘·민주당에 ‘기득권 양당’… 심판 호소
‘제3지대 당선’ 21%… 국힘 33%·민주 35%
거대 양당에서 이탈해 ‘제3지대 빅텐트’를 추진하던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이 설 연휴 첫날인 9일 합당을 전격 발표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합당을 더 늦출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들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거대 양당 중심 총선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의 협상은 전날 밤까지만 해도 당명과 지도체제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며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공천 절차 등 선거 일정을 고려했을 때 시일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절박감이 이들을 움직여 이날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후보 내려면 지금 합당해야”
이들은 합의문 발표 직전까지도 당명을 놓고 이견을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각 정당, 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당명이기 때문에 당명 결정이 가장 힘들었다”며 “마지막에 새로운미래 이낙연, 김종민 공동대표의 통 큰 양보와 결단이 있었기에 이렇게 통합선언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도 “당명은 이낙연 대표가 마지막에 양보하고 결단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이낙연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은 데 대해선 “이낙연 대표가 총리도 하고 당대표도 하면서 많이 알려져 있고 당의 총선 전략에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당헌·당규, 정강·정책, 총선 공약 등 합의를 봐야하는 의제가 남아 있어 엇박자는 언제든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합당을 위한 실무 협상을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통합합당대회는 설 연휴 직후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했다.
◆“기득권 양당 체제 방치해선 미래 없어”
이들은 이날 합당을 발표하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기득권 양당’으로 규정하고 4·10 총선에서 두 당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의장은 “준연동형비례제를 유지하면서도 거대 정당이 각기 위성정당 내지 위장정당을 만들어서 선거를 임하겠다고 하는 반칙에 대해서 제3지대 모든 정치세력이 힘 합쳐서 우리나라의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자세로 이번 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양당 체제를 그대로 방치해선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양 기득권 정당의 반칙에 대해 분명하고 준엄한 심판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저희가 설 연휴 밥상에 풍성하게 맛있는 음식을 올려드리겠다는 약속을 끊임없이 해왔는데 드디어 3개 정당, 1개 그룹이 합의 봐서 국민들께 풍성한 선물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10 총선에서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21%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후보 당선을 선택한 응답자는 각각 33%, 35%였다.
해당 조사는 지난 3∼4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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