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中증시 3년 새 9천조원 증발…증권수장 전격 교체

[앵커]

중국 주가 하락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3년간 시가총액이 7조 달러, 우리 돈으로 9,300조원이 빠졌습니다.

천문학적인 액수인데, 중국은 어떤 반응일까요.

베이징 연결해보겠습니다.

배삼진 특파원.

올해 들어서도 1조7천억달러가 빠졌다는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예, 증시 용어에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는 말이 있죠.

속수무책으로 빠지고 있는데, 이른바 개미들만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최근 주가 폭락에 큰 손실을 겪은 중국 투자자들은 주중 미국대사관 SNS에 몰려갔습니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올해 경제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는데, 당국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미 대사관 SNS에 불만을 쏟아 놓은 겁니다.

기린 보호와 관련한 글을 올렸는데, 댓글은 중국 증시를 살려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기린도 생명이 있고, 나도 생명이 있다."

개인 투자자들을 중국에서는 '주차이' 이른바 '부추'라고 부릅니다.

잘라도 잘라도 또 자라나는 부추처럼 손실을 보고도 또 뛰어든다는 의미인데요.

미국이 전 세계 시가총액의 48%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이 차지하는 시총은 10%대로 추락했습니다.

올해 초부터만 보면 홍콩을 비롯해 본토에서 1조7천억 달러, 우리 돈 2천조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중국 주가가 가장 좋았을 때인 2021년 2월과 비교해 지수는 무려 60%나 빠졌습니다.

중국 증권당국이 올 초부터 공매도 금지 등 이른바 대책들을 내놓긴 했는데, 약발이 먹히지 않은 겁니다.

결국 중국 증권당국 수장도 5년만에 전격 교체됐고, 시진핑 국가주석도 증시 관련 보고를 받겠다고 하고서야 비로소 오름세로 바꿨습니다.

어제까지 사흘 연속 상승 곡선을 탔고, 중국 본토의 하루 거래액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1조위안대로 올라서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미중 갈등 심화와 중국 내 각종 불확실성 해소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 흐름이 우상향으로 계속 갈 것이란 시각은 많지 않습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중국의 물가 공포도 심각한 것 같습니다.

지난달 물가 하락폭이 15년 만에 가장 컸다고 하는데, 디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고요?

[기자]

중국 물가통계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0.8% 하락했습니다.

2009년 9월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겁니다.

시장 전망치 -0.5%를 밑도는 수치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요.

식료품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춘제를 앞두고 있는데도 돼지고기가 17.3% 급락했고, 채소가 -12.7%, 과일 -9.1%, 수산물 -3.4% 등을 기록했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전년동기 대비 2.5% 낮아지며 1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있습니다.

물가가 낮아지면 소비를 늘릴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건데, 소비가 늘지 않는 건데요. 가계 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이 선행하기 때문입니다.

미래 불안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려 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아니면 소비를 줄이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은행들조차도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소비 촉진에 나섰습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지 말고 돈을 쓰라는 의미입니다.

중국 정부는 누적인원 90억명이 이동하는 춘제 기간을 기회로 보고, 대이동의 활력을 소비로 이어지게 하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각종 온라인 쇼핑 축제를 열고, 지방정부에서는 상인들과 축제와 행사를 비롯해 각종 바우처, 쿠폰 등을 뿌리고 있습니다.

기업들까지 나서 초저가 할인 경쟁을 펼치며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노력에 나섰는데요.

그런데도, 이른바 짠물 소비 분위기는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시 주석은 중국 인민들에게 새해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우리가 우리의 길과 뜻을 견지하고 한결같이 노력하는 한, 우리는 반드시 앞에 놓인 모든 난관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성공을 향해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앵커]

호날두에 이어 메시까지, 축구 사랑이 남다른 중국에서 축구 스타들의 노쇼로 인한 중국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죠.

홍콩에서 뛰지 않은 메시가 일본에서는 경기에 나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고요?

[기자]

예, 지난 4일 홍콩에서는 홍콩 대표팀과 인터 마이애미와의 친선 경기가 있었습니다.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경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상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죠.

그런데 지난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비셀 고베와의 친선경기에는 후반 30분간 뛰었습니다.

한국 돈으로 90만원까지 오른 티켓값에 4만 관중은 사기라며 환불을 요청했고, 분노의 발길질 영상도 화제가 됐는데요.

일본 경기를 보고 메시 팬을 그만두겠다는 '탈덕'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음모론도 제기했습니다.

메시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고의로 홍콩을 난처하게 했다며 외부 세력 개입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오는 3월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와 중국 팀의 친선경기가 있는데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홍콩이나 대만 문제 등이 어떤 형태로든 거론되는 것을 꺼리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자위대가 최근 미일 합동군사훈련을 하면서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명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중국은 일본의 항의의 뜻을 전하고 대만 문제에 개입할 경우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죠.

최근 도교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정화장치에서 오염수 5.5톤이 누출됐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내놨습니다.

<왕원빈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이번 사건은 도쿄전력의 오랜 내부 관리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일본은 이 사건을 적시에 포괄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감 있게 자세한 내용을 제공할 책임이 있습니다."

[앵커]

중국도 오늘까지 막바지 귀성행렬이 이어질 것 같은데요.

폭설에 이어 빙우 현상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외의 중국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예, 중국에서는 며칠째 폭설이 내리면서 주요 도로 뿐 아니라 철도, 항공편 운행까지 차질의 빚어졌습니다.

중국 남동부에서는 '빙우' 이른바 '얼음비'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다리에서 떨어져 내린 얼음 때문에 승용차 유리와 차량의 천장이 파손되는 등 피해도 잇따랐는데요.

가로수가 얼음을 이기지 못해서 쓰러지기도 하고, 베란다는 물론, 전신주, 차량, 오토바이 등 겨울에 내린 비가 지상에 물체에 닿자 마자 얼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이런 빙우로 교통사고가 빗발치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설날이 되면 세뱃돈을 주는데,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세뱃돈이 부담이 돼서 귀향을 꺼리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는데요.

지역별 평균 세뱃돈 안내도가 나왔습니다.

가장 많이 주는 곳은 푸젠성으로 3,500위안 우리돈 65만원으로 가장 높았고요.

그 다음이 베이징으로 60만원 정도, 장쑤성과 저장성은 20~30만원 가까이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500위안, 우리 돈 10만원 가까이었고요.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곳 중에 하나인 광둥성의 경우는 50위안, 우리돈 9,200원 정도라고 하니까 세뱃돈 문화도 극과 극인 것 같습니다.

명절 보너스도 극과 극입니다.

허난성의 한 중장비 업체에서는 긴 탁자에 18억원이 넘는 돈을 수북히 쌓아놓고, 보너스 챙겨가기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15분 동안 직접 손으로 센 지폐만큼 팀별 보너스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이런 보너스 행사, 부러움을 살만 한데 일부 기업들은 임금 체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춘절을 맞아서 밀린 임금을 달라는 노동자들의 시위도 빈번하게 벌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보너스 대신 감사 편지를 대신하거나 월급이 연체되는 은행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중국판 로또인 쌍서추에서 중국 복권 역사상 최고액인 6억8000만위안 우리돈 1,254억원 규모 복권 당첨자가 나와 화재입니다.

당첨의 주인공은 구이저우에 사는 28세 청년 두안씨인데, 266위안 우리돈 5만원 정도를 들여 133장의 복권을 샀는데, 모두 당첨된 겁니다.

중국은 경기부진이 계속되면서 복권 판매액은 늘고 있는데요.

앞서 한 달 전에도 10만 위안을 들여 복권 5천장을 구매한 자산가가 400억원의 복권에 당첨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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