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새 절반 줄은 양곡 소비…“늘릴 수도, 확 줄일 수도 없는데” 어쩌나
30년 전인 1993년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122.1㎏이었다. 이후 연간 양곡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64.6㎏에 그쳤다. 30년 사이 양곡(쌀과 기타 양곡)을 먹는 양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식생활 변화 등에 따라 개인의 양곡 소비량은 향후에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식량 안보차원에서 포기할 수 없는 주식인 쌀의 경우 줄어드는 소비량에도 큰폭으로 재배를 줄여나가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정부는 개인의 쌀 소비를 강제할수 없는만큼 쌀 가공산업을 확대하고, 쌀 대신 수요가 커지고 있는 밀을 대체하는 쌀 작물 재배에 지원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9일 통계청의 ‘2023년 양곡소비량조사’를 보면 가구부문의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으로 집계됐다. 현미와 찹쌀 등 기타 양곡을 포함하지 않은 쌀 소비량만 집계한 것으로, 1인당 쌀 소비량은 전년대비 0.3㎏(0.6%) 다시 감소했다.
다만 쌀 소비 감소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전년대비 1.8% 감소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19년 3.0%나 감소했고, 2020년 2.5%, 2021년 1.4% 등 매년 1%가 넘는 감소량을 보였다. 그러다가 2022년 0.4% 감소하며 감소폭을 줄였고, 지난해에는 감소폭이 0.6%로 소폭 반등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사회활동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결식이 감소했고, 밀키트(탕류·반찬류 등) 시장 확대 등에 따른 집밥 소비가 증가하면서 최근 쌀 소비량 감소폭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과자류, 곡물 가공품, 장류, 주정용 등의 수요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떡류는 최근 4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일상회복 후 행사 등이 증가하고 최근 떡볶이 열풍으로 떡볶이떡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면류(-13.6%), 기타식사용조리식품(-10.0%) 수요는 감소했다.
정부는 식습관 변화 등으로 가정용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만큼 가공식품 수요 확대를 통해 쌀 재배 규모를 일정 수준에서 관리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쌀 과잉 생산으로 인해 쌀값이 하락하고 이런 상황이 쌀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로 이어지는만큼 쌀 재비 확대는 달갑지 않은 문제다. 그럼에도 식량안보 측면에서 주식인 쌀의 재배가 급감하는 것 역시 식량 주권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놓고 볼수 없는 문제다.
정부는 때문에 소비량이 줄어드는 개인 대신 산업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올 초 내놓은 ‘제3차(2024~2028)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을 보면 정부는 4년 뒤인 2028년까지 쌀가공산업 시장 규모를 17조원, 수출을 4억달러로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국내외 식품 소비 유행을 고려한 4대 시장전략(간편, 건강, 케이-푸드(K-food), 뉴트로)을 토대로 10대 유망품목을 육성하여 쌀가공산업의 역동적 성장세를 견인한다는 구성이다.
특히, 새로운 국산 식품 원료로 202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가루쌀’의 생산·유통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식품·외식업계와 협력하여 제품개발·판로확충을 다각적으로 지원함,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20만톤)를 가루쌀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쌀가공식품 시장 확장을 통한 가공용 쌀 소비량도 2022년 기준 57만톤에서 2028년 72만톤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2028년까지 글루텐프리인증(KGFC)을 받는 기업을 100곳 육성, 글루텐프리 시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주요 수출국·품목별 특화전략 수립, 맞춤형 지원을 강화 쌀가공식품 수출 대표업체를 200곳 육성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쌀가공산업 육성으로 우리 쌀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쌀 소비 확대로 안정적인 수급 유지 기반을 강화하겠다”며 “최근 냉동김밥·떡볶이 등 해외 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다양한 쌀가공식품의 국내·외 판촉을 적극 지원, 현재의 시장 성장세를 강력히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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