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연봉 누가 많이 올랐나…39세 천재유격수 김재호 마침내 3억원에 도장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불혹을 앞둔 '천재 유격수'가 마침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두산이 연봉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접는다.
두산 베어스는 9일 "2024년 연봉 재계약 대상자 61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역시 '천재 유격수' 김재호(39)의 계약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두산은 지난 2일 일본 미야코지마에서 열리는 2군 스프링캠프 명단을 발표했는데 "내야수 김재호는 연봉 미계약자 신분으로 추후 협상을 이어 갈 예정이다"라고 밝혀 연봉 협상에 적잖은 진통이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결국 김재호는 연봉 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해 연봉 5억원에서 40%가 삭감된 금액이다. 연봉 계약을 마친 김재호는 오는 12일 출국길에 오른다. 두산 관계자는 "김재호는 연봉 3억원에 사인했고 12일 퓨처스리그 전지훈련지인 일본 미야코지마로 출국한다"라고 밝혔다.
올해로 프로 21년차를 맞은 김재호는 2004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할 때도 대형 유격수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프로 초창기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2004년 36경기에 나왔으나 타율 .000(9타수 무안타)이 전부였던 김재호는 2005년 47경기에서 타율 .222(27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1도루에 그쳤고 시즌 종료 후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는 길을 선택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도 백업 요원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08년 1군 무대로 돌아온 김재호는 112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249(261타수 65안타) 1홈런 21타점 12도루를 기록했고 2009년 80경기에 나왔지만 타율 .239(180타수 43안타) 3홈런 36타점 4도루, 2010년 83경기에서 타율 .224(85타수 19안타) 홈런 없이 8타점 5도루, 2011년 57경기에 출전해 타율 .183(109타수 20안타) 홈런 없이 9타점 1도루, 2012년 84경기에 나와 타율 .215(177타수 38안타) 홈런 없이 11타점 3도루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김재호는 좌절하지 않았다. 2013년 91경기에 나와 타율 .315(248타수 78안타) 1홈런 32타점 9도루를 남기면서 조금씩 주전과 가까워진 김재호는 마침 주전 유격수 손시헌이 2013시즌을 끝으로 FA를 선언하고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30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두산의 주전 유격수로 완전히 도약할 수 있었다.
김재호는 2014년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252(341타수 86안타) 3홈런 54타점 2도루를 기록했고 2015년 133경기에 나와 타율 .307(410타수 126안타) 3홈런 50타점 7도루로 '3할 유격수'에 등극,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는 영광의 순간을 맞았다. 2016년에도 137경기에 나와 타율 .310(416타수 129안타) 7홈런 78타점 8도루로 맹활약한 김재호는 2년 연속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야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두산은 공교롭게도 김재호 이후 유격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아직까지 '천재 유격수'의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로 풀이할 수 있다. 김재호는 2015~2016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2연패를 달성했고 이후 7년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에 두산 선수의 이름은 없었다. 2017년 KIA 타이거즈의 김선빈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8~2020년에는 키움 히어로즈의 김하성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3연패를 달성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2021년에는 김하성의 바통을 이어 받은 김혜성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고 2022년에는 LG 트윈스의 오지환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을 안은데 이어 지난 해에도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 한국시리즈 MVP 만큼 값진 '골든글러브 2연패'를 해냈다.
김재호가 골든글러브 2연패를 달성하면서 기량이 절정에 달한 상황에서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절묘한 타이밍이 찾아왔다. 김재호의 선택은 두산 잔류였다. 김재호는 두산과 4년 총액 50억원에 사인하면서 'FA 대박'까지 터뜨리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FA 시장에서 1호 계약으로 기록될 정도로 빠르게 잔류를 선택했다.
김재호는 '모범 FA' 그 자체였다. 2017년 91경기에 나와 타율 .293(283타수 83안타) 7홈런 50타점 7도루를 기록한 김재호는 2018년 131경기에서 타율 .311(402타수 125안타) 16홈런 75타점 6도루를 폭발,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공수겸장 유격수의 표본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사실 김하성이라는 대형 유격수가 리그에 출현하지 않았다면 다시 한번 골든글러브 수상도 노려볼 만했다. 2019년 130경기에서 타율 .268(377타수 101안타) 4홈런 48타점 3도루를 남긴 김재호는 2020년 120경기에서 타율 .289(402타수 116안타) 2홈런 39타점 6도루를 기록했고 두산과 3년 총액 25억원에 FA 재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종신 두산맨'을 선언했다.
김재호도 세대교체의 흐름을 피할 수는 없었다. 2021년 89경기에서 타율 .209(211타수 44안타) 1홈런 24타점 1도루, 2022년 102경기에서 타율 .215(223타수 48안타) 1홈런 21타점에 그친 김재호는 지난 해에도 백업으로 시즌을 출발했으나 안재석, 이유찬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지 못하자 '해결사'로 등장, 91경기에 나와 타율 .283(247타수 70안타) 3홈런 29타점 4도루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재호는 지난 해 4월만 해도 타율 .167(12타수 2안타)에 타점 2개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5월에도 크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5월 타율은 .273(11타수 3안타)였으나 타점 1개와 도루 1개씩 남긴 것이 다였다. 김재호의 저력은 6월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김재호는 6월에도 타점 1개와 도루 1개를 따낸 것이 전부였으나 월간 타율은 .325(40타수 13안타)를 기록하면서 시즌 타율도 덩달아 .286까지 상승할 수 있었다. 7월에도 김재호의 활약은 이어졌다. 월간 타율은 .303(33타수 10안타)였고 타점 3개를 수확했다.
가장 눈부셨던 순간은 바로 8월이었다. 주전 자리를 완전히 되찾은 김재호는 8월에만 타율 .435(62타수 27안타)를 폭발했고 홈런 2개와 타점 12개까지 더하는 완벽한 타격감을 선보였다. 어느덧 그의 시즌 타율은 .348까지 치솟았다. 당시 김재호는 월간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로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다만 9~10월의 부진은 아쉬웠다. 김재호는 9월에만 타율 .197(61타수 12안타)로 곤두박질을 치면서 3할대 타율을 겨우 유지했다. 9월 홈런 개수는 1개였고 타점 개수는 8개였다. 끝내 10월에는 3할대 타율도 무너지고 말았다. 김재호가 10월에만 타율이 .107(28타수 3안타)로 무너진 탓이다. 끝내 김재호는 10월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2타수 무안타로 시즌 타율이 .297로 떨어졌고 그 이후 다시는 3할대 타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 누구보다 뜨거운 8월을 보내고도 뒷심이 아쉬웠다.
지난 시즌을 마치면서 프로 20년차 시즌을 마친 김재호는 개인 통산 1736경기 타율 .272(4408타수 1197안타) 53홈런 589타점 79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그가 남긴 누적 기록은 베어스 역대 최고의 유격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과의 FA 3년 계약이 끝난 김재호는 연봉 협상 대상자로 분류됐고 오랜 협상 끝에 마침내 합의점을 찾았다. 이로써 올해도 그라운드를 누비는 '천재 유격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올해 두산에서 가장 많은 인상액을 기록한 선수는 누구일까. 바로 우완투수 김명신이다. 김명신은 지난 해 연봉 1억 4500만원에서 8000만원이 오른 2억 2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팀내 최고 인상액이다.
지난 시즌은 김명신의 야구 인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두산 불펜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김명신은 70경기에 등판해 79이닝을 던져 3승 3패 1세이브 24홀드 평균자책점 3.65로 맹활약했다. 그가 남긴 홀드 24개는 리그 홀드 부문 3위에 해당했다.
팀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는 우완투수 김동주였다. 김동주는 지난 해 연봉 3100만원에서 2400만원이 오른 5500만원에 계약하며 77.4%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2021년 두산에 입단한 김동주는 2022년만 해도 10경기에 나와 16⅔이닝을 던져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56에 그쳤으나 지난 해에는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며 18경기에 등판, 78⅓이닝을 소화하면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4.14를 남기는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두산의 '토종 에이스' 우완투수 곽빈은 연봉 2억 1000만원에 사인했다. 지난 해 연봉 1억 4000만원에서 7000만원이 오른 금액이다. 인상률은 50%. 2018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곽빈은 지난 해 23경기에 등판해 127⅓이닝을 던져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두산의 '차세대 마무리'로 꼽히는 우완투수 정철원은 올해 연봉 1억 6500만원을 받는다. 지난 2022년 58경기에 등판해 72⅔이닝을 던져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맹활약하며 KBO 리그 신인왕에 등극한 정철원은 연봉도 1억원으로 껑충 뛰어오르는 기쁨을 맞았고 지난 해에는 67경기에 나서 72⅔이닝을 소화, 7승 6패 1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남기며 두산 불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에 사인했다. 지난 해 연봉 1억원에서 6500만원이 상승했고 인상률 65%를 마크했다.
프로 데뷔 첫 억대 연봉에 진입한 감격적인 순간을 맞은 선수도 있다. 바로 좌완투수 최승용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해 연봉 6000만원을 받았던 최승용은 올해 4200만원이 오른 1억 2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인상률은 70%. 지난 해 34경기에 나와 111이닝을 소화한 최승용은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로 활약했다. 현재 스프링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한 상황이다. 두산 구단은 "투수 최승용은 왼쪽 팔꿈치 피로골절로 당분간 이천에서 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언더핸드 박치국도 따뜻한 겨울을 맞았다. 지난 해 연봉 1억 500만원에서 2500만원이 상승한 1억 3000만원에 계약한 것이다. 인상률은 23.8%를 기록했다. 박치국의 지난 해 성적은 62경기 52⅔이닝 5승 3패 2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59였다. 2022년 15경기에 나와 11⅔이닝만 던져 1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0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었다.
야수 중에서는 강승호의 연봉 인상이 눈에 띈다. 내야수 강승호는 지난 해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265(419타수 111안타) 7홈런 59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LG와 SK(현 SSG)를 거쳐 2021년 최주환의 FA 보상선수로 두산에 합류한 강승호는 지난 2022년 134경기에서 타율 .264(444타수 117안타) 10홈런 62타점 13도루를 남긴데 이어 지난 해에도 주전 2루수로 활약을 펼쳤다. 지난 해 연봉 2억원을 받았던 강승호는 올해는 이보다 5500만원이 오른 2억 5500만원을 받는다. 인상률은 27.5%.
지난 해 생애 최다인 도루 26개를 기록한 외야수 조수행은 연봉 7800만원에서 1700만원이 오른 9500만원에 도장을 찍으며 억대 연봉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인상률은 21.8%를 찍었다. 지난 시즌 성적은 126경기 타율 .219(219타수 48안타) 1홈런 17타점 26도루였다.
내야수 이유찬은 지난 해 연봉 6000만원에서 2500만원이 오른 8500만원에 사인했다. 인상률은 41.7%. 지난 시즌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243(210타수 51안타) 1홈런 16타점 12도루를 기록한 선수다. 또 다른 내야수 박준영은 지난 해 연봉 6000만원에서 1000만원이 오른 7000만원에 사인, 인상률 16.7%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성적은 51경기 타율 .228(127타수 29안타) 4홈런 17타점 2도루였다. 지난 2022년까지 NC에서 뛰었던 박준영은 박세혁의 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포수 안승한은 지난 해 연봉 4500만원에서 1000만원이 오른 5500만원에 계약했으며 인상률 22.2%를 기록했다. 지난 해 22경기에 나온 안승한은 타율 .208(24타수 5안타) 1타점 1도루를 남겼다.
두산은 지난 해 이승엽 감독 체제로 새롭게 거듭났고 팀 창단 후 최다인 11연승을 질주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SSG, NC와 피말리는 3위 경쟁을 펼친 두산은 끝내 3연패를 당하고 정규시즌을 마치면서 74승 68패 2무(승률 .521)로 5위를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2022년에 60승 82패 2무(승률 .423)로 정규시즌 9위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도약이었다.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두산은 창원NC파크에서 열린 1차전에서 9-14로 무릎을 꿇으며 가을야구를 1경기로 마치는 아쉬움이 있었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 나온 포수 양의지와 4+2년 최대 152억원에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번 겨울에는 FA 최대어로 꼽혔던 내야수 양석환과 4+2년 최대 78억원에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면서 내부 FA 유출을 막았다. 또한 두산은 팀의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았던 우완투수 홍건희와 2+2년 총액 24억 5000만원에 사인하면서 내부 단속에만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했다. 양석환은 지난 해 140경기에서 타율 .281(524타수 147안타) 21홈런 89타점 4도루를 남긴 우타 거포 자원이며 홍건희는 지난 시즌 64경기에 등판해 61⅔이닝을 던져 1승 5패 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한 불펜의 기둥으로 두 선수 모두 두산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여기에 두산은 외국인투수 듀오와 재계약을 마치는 한편 KT 위즈에서 뛰었던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를 영입하면서 올 시즌 또 한번의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지난 해 두산으로 돌아온 라울 알칸타라는 31경기 192이닝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로 에이스 역할을 해냈고 좌완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은 지난 시즌 18경기 104⅔이닝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면서 재계약에 성공했다.
두산은 지난 해 122경기에서 타율 .253(403타수 102안타) 19홈런 65타점을 남겼던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라모스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라모스는 2022년 KT가 총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데려올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였으나 부상 여파로 인해 18경기에서 타율 .250(72타수 18안타) 3홈런 11타점 2도루를 남기고 한국 무대를 떠나야 했다. 과연 두산이 올해로 사령탑 2년차를 맞은 이승엽 감독을 필두로 다시 한번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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