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김지한·잇세이 ‘64점’…마테이 빠진 우리카드, OK금융그룹 제압
남자배구 선두 우리카드가 ‘주포’ 마테이 콕(28) 없이 OK금융그룹을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우리카드는 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점수 3-2(20-25 25-16 23-25 25-13 20-18)로 승리했다. 승점 52점(18승9패)을 적립한 우리카드는 2위 대한항공(승점 50점·16승11패)과 승점 격차를 2점으로 벌렸다.
우리카드는 이날 마테이 없이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이날뿐 아니라 한동안 외국인 공격수 없이 경기해야 하는 처지다. 마테이가 최근 팀 훈련 도중 왼쪽 발목을 심하게 다쳐 사실상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발목 인대 파열 진단을 받은 마테이는 회복까지 10주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경기 전 “에이전시를 통해 대체 선수를 알아보고 있으나 쉽지 않다”면서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즐기면서 배구를 하자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마테이가 뛰던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잇세이 오타케를 기용하는 용병술로 돌파구를 찾았다.
우리카드는 상대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막지 못하며 첫 세트를 내줬다. 레오는 1세트 공격성공률 70%로 7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특히 OK금융그룹의 블로커들은 마테이 대신 선발로 출전한 잇세이 등 우리카드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블로킹을 5개나 잡아냈다.
우리카드는 2세트 살아난 공격력을 앞세워 반격에 성공했다. 날개 공격수 송명근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서브 에이스 1개 포함 9점을 기록하며 첫 세트 때 부족했던 공격력을 채웠다. 24-16에서 세트를 끝낸 득점도 송명근이 퀵오픈으로 올렸다. ‘토종 에이스’ 김지한도 블로킹 2개를 곁들이며 제 몫을 했줬다. 반면 OK금융그룹은 팀 공격성공률이 23.33%까지 떨어지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우리카드는 접전 양상으로 펼쳐진 3세트를 아쉽게 내줬다. 직전 세트에서 4점으로 묶은 레오를 이번엔 막지 못했다. 레오는 홀로 12점을 몰아치며 OK금융그룹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우리카드의 추격세가 매서웠던 14-12에서 서브 득점으로 찬물을 끼얹은 레오는 23-21에서도 후위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우리카드가 막판 집중력을 끌어올려 24-23까지 추격했으나 김지한의 공격이 송희채의 블로킹에 가로막혀 무릎을 꿇었다.
잇세이를 포함한 공격진의 고른 활약으로 4세트를 큰 점수 차로 가져간 우리카드는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끝까지 승리의 향방을 알 수 없던 마지막 세트의 해결사는 김지한과 박진우였다. 우리카드는 18-18에서 김지한의 퀵오픈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뒤 박진우가 레오의 백어택을 저지하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송명근과 김지한이 각각 22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였고, 잇세이(20점)와 이상현(10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안산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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