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에 놓인 20만원짜리 한우선물, 길냥이가 뜯었다면 누구 책임?

독자 제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설을 맞아 명절 선물로 택배 물량이 증가하면서 분실된 고가의 선물세트를 두고 책임 소재 논란이 발생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앞서 전남 구례군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이달 2일 오후 8시 28분 지인으로부터 한우 세트를 선물 받았다. 택배기사는 A씨가 집에 있었지만 알림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뒤 마당에 선물을 두고 갔다.

A씨의 집은 단독주택으로,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한 A씨는 다음날 아침에서야 집을 나서다 뜯겨진 선물 세트를 발견했다.

선물 세트는 포장이 훼손되고 고기 한 덩어리가 마당에 떨어져 있었다. A씨가 촬영한 사진 속에는 포장지와 스티로폼이 날카로운 이빨에 찟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의 동네엔 길고양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택배회사에 배상을 문의했지만 택배사는 표준약관 등 법률 검토 끝에 자사의 책임이 아니란 결론을 내렸다.

대신 자영업자인 택배기사가 이번 일을 배달 사고로 처리해 A씨에게 배상했다.

택배 업계에 따르면 최종 배송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배송기사가 배상하는 게 일반적이다. 분실이나 훼손 가능성이 있는데 직접 전달하지 않은 데 따른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문앞이나 특정 장소 등 지정된 곳이 있는데 이 같은 일이 발생했을 시 택배기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A씨는 “선물 가격이 20만원 정도라 들었는데 땅에 버려져 있어 너무 아까웠다. 처음엔 택배사의 잘못이라 생각해 배상을 요구했지만 비대면 배달이 원칙인 최근에 누굴 탓할 상황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며 “택배기사가 사고 처리를 해 배상해줘 고마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