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개 기업 의결권 행사…주주권 강화 나선 KIC

2024. 2. 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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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ESG] 이슈 브리핑

한국투자공사 로비. 사진 : 한국투자공사 제공



한국투자공사(KIC)는 대한민국 유일의 국부펀드로 2006년 10억 달러의 위탁 자금으로 출범, 꾸준히 운용 규모를 키워 2023년 6월 기준 1809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KIC가 처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하는 책임투자를 준비한 건 지난 2016년부터다. 2018년에는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제정하고 적극적 주주권리 활동을 위한 목표를 설정했다. 2019년에는 투자에 관한 최상위 규정인 ‘KIC 투자정책서’에 책임투자 관련 조항을 담고 ‘한국투자공사 책임투자 업무 지침’을 제정하는 등 정책을 강화했다.

이어 2021년 3월 국회는 한국투자공사법을 개정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 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적 영향, 지배구조 등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KIC가 책임투자원칙을 견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그해 8월에는 ESG 전담 부서인 ‘책임투자팀’을 만들어 ESG 투자와 관련한 연구와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KIC는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바탕으로 1809억 달러 포트폴리오 전체에 대해 투자 의사 결정 시 ESG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ESG 통합 체계(integration)를 마련했다. ESG 투자, ESG 리뷰, ESG 프로그램 등 3가지 경로가 있다. 전통 및 대체자산, 직접·간접투자 등 다양한 투자 방식 및 자산군별로 적합한 ESG 접근법을 마련한 셈이다.


 모든 자산·채널 ESG 반영



ESG 투자는 ESG 요인을 주요 투자 아이디어로 삼는 것이다. KIC는 ESG 전략 체계를 갖추고 ESG 트렌드에 맞는 기업을 공략하는 ‘ESG 전략 펀드’를 2019년 4월부터 운용하고 있다. 주식 벤치마크를 기반으로 ESG 요인을 고려해 비중을 조정하는 ESG 인덱스를 선정하고, 이를 추종하는 글로벌 ESG 전략 펀드를 도입한 것은 국내 최초 사례로 보여진다.

ESG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한 결과, 2021년 5월까지 주식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전략을 다변화했으며, 꾸준히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KIC는 또 기획재정부가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형태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해 마련한 자금을 위탁받아 그린&소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정부의 녹색 및 지속가능 외평채 발행은 2019년 6월과 2021년 10월 두 차례이며, KIC는 발행 단계에서부터 참여했다.

KIC는 투자 집행 이후 이산화탄소 및 온실가스 감축량, 재생에너지 발전량 등 환경적 영향, 일자리 창출, 의료 및 교육 서비스 이용자 현황 등 사회적 영향을 점검해 공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발행하는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제고하고 있다. 그 밖에 KIC는 채권 투자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그린, 소셜 그리고 지속가능성 채권에 투자하며 ESG 테마에 기반한 퀀트 전략 포트폴리오도 운용한다.

ESG 리뷰는 투자 집행에 앞서 ESG 측면을 검토하는 것을 말한다. KIC는 모든 위탁운용사 선정 시 ESG 리뷰를 진행한다. 또 대체자산 직접·공동투자, 간접투자 시에도 ESG 리뷰를 한다. ESG 질문서 및 실사 자료 등을 통해 운용사의 ESG 정책, 투자 프로세스 반영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개별 대체자산 투자 프로젝트의 ESG 요인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투자 의사 결정에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ESG 프로그램은 특별 기업 와치리스트, 투자배제 전략 등 2가지로 나뉜다. 특별 기업 와치리스트는 ESG 등급 하위 기업 등에 대해 다각적 검토를 거쳐 투자 비중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 배제 전략은 ESG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석탄, 대량살상무기 등 특정 테마 및 산업의 기업에 아예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 과제는 ‘주주권’ 행사


올해 KIC는 ESG 투자를 위한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스튜어드십 수행과 주주 권리 활동의 일환으로 투자기업에 주주권을 직접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KIC는 지난 2019년부터 주주 권리 전문 기관을 통해 주주권을 행사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내부 인력이 직접 의안을 분석해 주요 기업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KIC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스위스 광물 기업 글렌코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의 표결에 참여했다.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은 포트폴리오 내 비중 등 보유 규모가 크거나 ESG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큰 기업 위주로 선정했다.

올해 기업 10곳 이상에 의결권을 행사하며 향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의결권 행사 시에는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의 주주 제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ESG 개선에 중점을 두고 표결했다. 이와 관련해 진승호 KIC 사장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국부펀드의 중대한 투자 활동 중 하나”라며 “의결권 직접 행사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성공적 ESG 투자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한국투자공사 책임투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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