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야심작 '비전 프로'…VR·메타버스 스타트업 침체기 끝낼까

최태범 기자 2024. 2. 9. 1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애플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하면서 그동안 침체기를 겪던 가상현실(VR) 및 메타버스 기술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았다. 투자업계도 관련 분야에 다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시된 비전 프로를 획득한 스타트업들은 본격적으로 비전 프로를 위한 앱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는 한화로 400만원대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시장에서는 비전 프로가 올해 60만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비전 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호환 앱이 현재 600여개 정도 있지만, 이렇다 할 킬러앱이 없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도 사용할 수 없다. 스타트업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과거 코로나19 시기 메타버스 산업 분야는 '열풍'이라고 부를 만큼 각광 받으며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나면서 가파른 하향세를 그렸고 메타버스에 진출했던 많은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접었다.

당시 메타버스가 뜨지 못했던 핵심 요인으로는 '불편한 기기'의 문제가 컸다. 지금은 애플 비전 프로 외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글래스,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기기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상황이 또다시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메타버스 산업 확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1일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 근거를 담고 있는 '가상융합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산업적 기반이 더욱 탄탄해졌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신 기기의 확산은 메타버스 상용화를 더욱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며 "비전 프로의 판매 확대는 메타버스 플랫폼뿐만 아니라 다양한 앱의 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메이즈VR, 가장 먼저 비전 프로 앱 출시…애플도 엄지척

애플이 출시한 비전 프로 /사진=애플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는 '어메이즈VR'이 가장 먼저 비전 프로용 앱을 내놨다. 글로벌 아티스트 자라 라슨(Zara Larsson), 티페인(T-Pain), 업살(UPSAHL)의 등의 공연 영상을 비전 프로의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으로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 앱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로 즐길 수 있는 앱 일부를 공개하면서 어메이즈VR의 앱에 대해 "놀랍게 렌더링된 3D VR 환경에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라이브 액션 영상을 제공한다. 깜짝 놀랄만한 음악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어메이즈VR은 SM엔터테인먼트, 워너레코드, 소니뮤직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에스파, 카이, 메건 더 스탤리언 등 여러 장르에서 VR 공연 콘텐츠를 제작한 경험이 풍부하다.

이승준 어메이즈VR 대표는 "다른 기업들도 비전 프로를 확보하고 개발에 착수했으니 몇 개월 이내로 앱들이 출시될 것"이라며 "한국인이 창업한 회사가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B2C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했다.

이승준 대표는 기존 VR 기기와 비전 프로의 차이에 대해 "VR 헤드셋이 게임에 중점을 둔 콘솔에 가까웠다면 비전 프로는 애초부터 컨트롤러가 없고 게임보다는 업무나 엔터테인먼트 등 일반적인 맥락에 집중한 기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맥락의 장비인 핸드폰을 아이폰이 대체하며 대중화가 되었던 것처럼 비전 프로는 VR 헤드셋과 달리 '대중화가 될 맥락을 갖고 출시된 첫 번째 기기'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메타버스보다는 '공간 컴퓨팅'의 관점에서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존 VR이나 메타버스 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대중화가 될 맥락에서 애플이 공간 컴퓨팅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맥락이 혁신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공간 컴퓨팅 관련 기업들의 투자유치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증강현실(AR) 글래스 제조사 엑스리얼은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XR(확장현실) 등 공간 컴퓨팅 솔루션을 개발하는 딥파인은 6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공간 컴퓨팅은 기존 AR·VR을 비롯한 메타버스 기술에서 더 나아가 환경·사물 등 객체 인식을 위한 고도화된 AI 기술이 접목한 형태"라며 "생성 AI에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처럼 공간 컴퓨팅에도 대규모 투자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