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홍콩 ELS 손실액 5000억 넘어가

4개 시중은행과 SC제일은행 손실 5298억, 손실률 53.7% 집계
H지수 연계 ELS 가입자 15만3000명…50대 가장 많고 60대 뒤이어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1.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과 외국계 SC제일은행 등 5개사의 홍콩 ELS 만기 도래 원금은 1월부터 지난 7일까지 9860억원 규모다.

이 중 4562억원이 상환됐고, 529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확정 손실률은 평균 53.73%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에서 H지수 연계 ELS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15만3109명에 이른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4만6790명으로 가장 많았다. 60대는 4만5231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40대 2만3478명 ▲70대 1만5816명 ▲30대 1만278명 ▲20대 7724명 순이다. 20대 미만은 2541명, 80대는 1228명으로 90대 이상도 23명이 있다.

연도별 1인 최고 투자액은 2021년 424억원, 2020년 373억원, 2023년 250억원, 2022년 103억원 등 규모다. 5대 은행은 2020년부터 지난해 11월말까지 H지수 연계 ELS 판매로 3148억원의 수수료 수입(펀드 판매+신탁보수)을 올렸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1834억원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신한은행 516억원, 농협은행 434억원, 하나은행 358억원 순이다. 우리은행은 6억원에 그쳤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파생상품 투자권유자문 인력(파생상품 투권인)’ 자격증을 보유한 임직원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총 4만2831명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약 7만3000명 규모다. 이 중 파생상품 투권인 자격증 보유자는 59% 비중으로 10명 중 6명꼴이다.

은행원이 파생상품을 취급하려면 금융투자협회가 주관하는 이 자격증을 보유해야 한다. 은행들은 ▲승진 심사 시 가점 부여 ▲영업점 직원의 필수자격증 권장(승진 준필수 자격증 운용) ▲책임자 승진자격 이수포인트 충족 등으로 자격증 취득을 의무화하고 있다.

은행별 자격증 보유자는 국민은행 1만616명, 농협은행 8973명, 신한은행 8673명, 하나은행 7383명, 우리은행 7186명, SC제일은행 1039명 등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의무 자격증으로 고위험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도 고객에게 가입을 권유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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