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거부-재택근무 계속' 클린스만...협회, 다음주 결단 내릴까

이석무 2024. 2. 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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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4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다음 주 열릴 전력강화위원회에선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도 논의될 것이 틀림없다.

계약 기간이 아직 2년 6개월가량 남은 클린스만 감독은 "나도 여러분만큼 아시안컵 우승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하면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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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4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협회 관계자는 “설날 연휴를 마치고 다음 주 중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9일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최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의 참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큰 대회를 마친 감독이라면 대회를 결산하고 분석하는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하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일정대로 움직여왔다. 그의 회의 참석을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주 자신의 집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할 것임을 밝혔다.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으나 요르단에 덜미를 잡히며 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아시안컵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일단 해산한 상태지만 후폭풍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축구계를 넘어 정치권 등 사회 전반에서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선수들 기량에만 의지할 뿐 특별한 전략, 전술 없이 대회에 임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라’는 국민동의청원까지 등장할 정도다.

다음 주 열릴 전력강화위원회에선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도 논의될 것이 틀림없다. 협회 내부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으론 안된다’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준희 협회 부회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그의 공감 능력과 직업윤리가 결여됐다고 느꼈다”며 “금전적 손실에도 불구, 클린스만 감독과 계속 함께 했을 때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고 이 의견을 협회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걸림돌은 코칭스태프 포함,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막대한 위약금이다. 단순히 계산해 클린스만 감독의 잔여 연봉만 70억원이 넘는다. 클린스만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어떤 형태로든 막대한 금전적 보상이 불가피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 요구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계약 기간이 아직 2년 6개월가량 남은 클린스만 감독은 “나도 여러분만큼 아시안컵 우승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하면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존처럼 ‘재택근무’를 계속 이어갈 뜻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다음 주 거주지인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며, 이후 유럽으로 넘어가 해외파 선수들을 점검하려 한다”고 밝혔다. 아시안컵 이전과 달라지는 것이 없는 셈이다.

대표팀의 다음 일정은 3월 A매치 기간이다. 이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경기가 열린다. 3월 21일 태국과 홈 경기를 치른 뒤 26일엔 태국 원정 경기에 나선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5-0), 중국(3-0)과 2연전에서 연승을 거둬 C조 선두(승점 6)에 올랐다.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아시아 대륙에 주어진 본선행 티켓이 8.5장으로 늘었다. 본선에 나가는 문이 그만큼 넓어졌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 드러난 경기력이라면 최종예선에 올라가더라도 본선 진출을 안심할 수 없다. 월드컵 본선에 나간다고 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높다. 협회로선 클린스만 감독과 계속 함께 한다고 해도 앞으로 짊어질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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