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 독일 기업과 특허전서 7년만에 최종 승소 [서초카페]

정지우 2024. 2.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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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글로벌 화학기업이 2017년 OCI를 상대로 특허권침해금지 소송 제기
바커의 특허 등록무효심판 청구로 맞선 OCI
특허법원 "바커 특허등록 무효돼야", 대법원 "원심 판결 잘못 없다"
대법원 전경. 사진=대법원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OCI홀딩스(옛 OCI)가 독일 기업 바커 케미(Wacker Chemie)와의 ‘다결정 실리콘(폴리실리콘) 제조방법’ 특허소송에서 7년 만에 최종 승소했다. 바커의 특허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바커가 OCI홀딩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등록무효 상고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11일 확정했다.

OCI와 독일 글로벌 화학기업 바커의 특허 분쟁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커는 그해 2월 OCI가 태양전지용의 폴리실리콘 제조 과정에서 자신들이 특허를 가진 방법을 사용해 연간 400t을 생산한 것은 특허권 침해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OCI가 SDR 400 반응기를 사용해 연간 다결정 실리콘을 생산하는 경우 바커 특허발명의 제조방법을 침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OCI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OCI 같은 해 7월 바커의 다결정 실리콘 특허 발명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고 상세하게 기재된 것이 아니고, 청구범위도 명확한 것이 아니다”며 특허심판원에 바커의 ‘다결정 실리콘 제조방법’ 특허에 대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며 맞섰다.

OCI는 또 2007년과 2009년, 2010년에 이미 한국과 일본 공개특허공보에 게재된 ‘다결정 실리콘 제조방법’ 등과 비교해 진보성도 없다며 바커의 특허는 무효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결정 실리콘은 폴리실리콘으로도 불린다. 단결정 실리콘보다 전기적 성질은 뒤지지만 집적 회로의 전도체나 전극 측면에서 우수한 성질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열한 특허기술과 법리 논쟁 끝에 특허심판원이 원고의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심리 결정을 이듬해인 2018년 10월 내리면서 OCI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커가 불복,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들의 다결정 실리콘 제조방법 특허는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고 상세하게 기재돼 있으며, 신규성과 진보성도 모두 충족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아무런 무효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데, 이와 결론을 달리한 특허심판원의 심리 결정은 위법하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특허 발명의 ‘명확성’과 ‘상세’, ‘진보’를 강조하는 것은 특허법의 규정 때문이다. 이 법은 발명이 속하는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그 발명을 쉽게 실시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상세하게’ 적어야 하는 것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는 특허 출원된 발명의 내용을 제3자가 명세서만으로 쉽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해 특허권으로 보호받으려는 기술적 내용과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요구하는 ‘명세서 기재 정도’는 통상의 기술자가 과도한 실험이나 특수한 지식을 부 가하지 않고서도 해당 발명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재현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대법원은 앞선 판례에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특허법원 또한 바커의 다결정 실리콘 제조방법 특허 발명은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바커의 청구를 2020년 2월 기각했다.

특허법원은 “이 사건 특허발명은 상세한 설명 및 청구범위에 기재불비(기재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가 있기 때문에 신규성 및 진보성 판단을 더 할 필요 없이 그 등록이 무효로 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바커는 상고심의 판단까지 요청했으나, 대법원 역시 판단이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명세서 기재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보다 앞서 별건으로 진행된 서울중앙지법도 2019년 11월 1일 바커의 특허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권리 범위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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