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차이나’ 인도 증시 뜬다던데…투자는 어떻게?

박채영 기자 2024. 2. 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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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인도 봄베이증권거래소(BSE) |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투자자들의 눈이 ‘인도 증시’로 쏠리고 있다. 인도 증시의 상승세는 중국 중시의 상대적 부진에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도증시는 지난달에는 홍콩증시를 제치고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에 등극했는데, 모건스탠리는 2030년에는 인도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주식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인도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내 증권사 중 인도 주식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1년간 20% 가까이 오른 인도 증시…왜 이렇게 오르는 건데
인도 봄베이증권거래소(BSE) | AFP연합뉴스

인도 증시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중국 증시의 부진 때문이다. M&G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페르샤드 아시아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사람들이 인도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하나는 중국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 7일 기준 인도의 대표지수인 센섹스(SENSEX)지수와 니프티50(NIFTY50)지수는 최근 1년간 각각 18.94%, 22.71%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 본토의 상해종합지수와 홍콩의 항셍지수는 각각 12.45%, 24.44%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최근 5년 주가를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5년간 상승률이 4.49%에 불과했고, 항셍지수는 42.45% 하락했다. 반면, 인도의 센섹스지수와 니프티50지수는 5년동안 각각 97.43%, 100.40% 오르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다. 중국이 부동산 부실과 부진한 내수 경기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경제 성장률 전망은 양호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인도가 6.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ECD의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4.7%,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9%다.

최근 인도가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면서 해외 기업들이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에서 인도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올해 세계 각국에 예정된 많은 선거 중에서도 인도는 예측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이다. 인도는 올해 4~5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승리하고 모디 총리가 3연임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위험 요인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 기업들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점, 인도의 빈곤율이 높은 점, 채권시장이 배타적인 점 등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국내에선 직접 투자는 아직…니프티50지수 ETF로 대신 투자

인도가 중국을 대신할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인도로 향하는 외국인 투자금은 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인도의 외국인 자금 유입 증가 배경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주식시장에는 지난해 214억달러(28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중국의 주식자금 유입폭은 144억달러를 웃돌았다. 지난해 한국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102억달러였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가 인도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의 가장 대표적인 증권거래소로는 뭄바이증권거래소(BSE)와 국가증권거래소(NSE)가 있는데 각각 5000여개, 2000여개의 기업이 상장돼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중 이들 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도 주식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아직 없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등이 인도 주식 중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도 국내에 상장된 ETF를 통해 인도 증시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는 인도 니프티50지수를 추종하는 ETF 다섯 종류가 상장돼 있다. 붐베이증권거래소의 대표지수인 센섹스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아직 없다.

그 중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인도 관련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 ETF’다. 해당 ETF에는 니프티50지수의 수익률을 1배수로 추종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1월2일부터 2월7일까지 해당 ETF를 231억67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에서 거래가 가능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도 ETF를 사는 것도 방법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인도 투자는 현지 계좌 개설부터 복잡한 납세자 자격 획득 절차 등으로 외국인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지역이기에 ETF를 통한 간접 투자가 용이하다”며 “미국에는 니프티50만 추종하는 한국 ETF에 비해 조금 더 포괄적인 추종 지수로 인도에 투자하는 ETF가 있는데 그 중 가장 거래량이 많고 대표성을 갖는 것은 MSCI 인도 ETF(INDA.US)”라고 설명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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