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쏠림에 입시판 요동…실제 영향은 '신중론'
[EBS 뉴스12]
정부가 올해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리기로 한 뒤, 입시 현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공계 대학생은 물론 수의대나 약대 등 인기 학과 재학생들까지 의대 입시에 다시 뛰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증원 계획이 발표될 때까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대 수의학과 신입생 지환(가명) 씨는 올해 수능을 한 번 더 보기로 했습니다.
의대 정원이 큰 폭으로 늘면서, 합격 문턱이 낮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지방 소재 수의학과 신입생
"수험생들은 반수 많이 하려고 합니다. 진짜로 저 같은 경우에도 수의대 합격했습니다만 어쨌든 반수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유니스트 그다음에 한의대에서도 의대 가려고 반수하겠다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었고…."
의대 쏠림이 이어지면서, 서울 상위권 대학의 이과생들부터 과학기술원 재학생들까지도 반수에 뛰어드는 분위기입니다.
이공계 학과를 중심으로 올 한해 대학가에선 중도 이탈률 역시 급증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 의대 자퇴생
"자기가 더는 못 올라갈 것 같은데 아까운데 이래서 현실 타협했던 건데 심지어 과기원 학부 졸업하고 대학원 다니면서 연구실 다니는 애들도 지금 반수 생각이 든다 솔직하게…."
학원가에선 이들을 겨냥한 의대 입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서둘러 입시 계획을 짜야만 의대에 합격할 수 있다며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교육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분을 어느 지역에 배분할지, 대학이 어떤 전형으로 뽑을지 결정하기 전까진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교육부가 의대 증원분을 배정하기로 한 4월 이후에야, 입시에 미칠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수도권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은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증원분은 비수도권에 우선 배치될 방침인데다, 해당 지역 출신을 의무 선발하는 지역인재 비율 역시 60% 이상으로 늘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장지환 서울 배재고 교사 /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수도권에서는 어느 지역에서 얼마만큼 T/O(정원)를 받아 가느냐가 문제인 거고 (지역인재전형을 늘리니) 생각했던 것보다 영향은 크게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요."
다만, 대부분 수시 모집에서 선발하는 지역인재 비율이 늘면서, 비수도권의 고등학교 내신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이를 노리고 어릴 때부터 '지방 유학'을 떠나는 학생이 늘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인터뷰: 안성환 파견교사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뽑아야 할 지역인재 학생 수가 더 늘어난 셈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지역인재에서 (합격하는 학생부)교과 (성적)컷은 약간 떨어질 수 있어요. 지금보다."
정부는 당분간 의대 쏠림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의사 수가 늘면 이런 현상은 완화될 것이라며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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