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캠프에 쌓인 똥만 3t… ‘똥봉투’ 없으면 에베레스트 못 간다, 왜?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등반가들은 앞으로 자기 배설물을 담아 올 이른바 ‘똥 봉투’를 챙겨야 한다. 비교적 관리가 어려운 높은 고도 지점에 배설물이 대량으로 쌓이자 관리 단체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이다.
8일(현지시각) BBC 보도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대부분 지역을 관할하는 파상라무 자치단체(단체)의 밍마 셰르파 회장은 “우리 산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 바위 위에 사람 대변이 보이고 일부 등반가들이 병에 걸린다는 불만이 접수됐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자 우리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이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에베레스트산과 인근 로체산을 오르는 등반가들은 베이스캠프에서 배설물을 담는 ‘똥 봉투’ 구입 명령을 받게 된다. 목표 지점을 찍고 베이스캠프에 돌아온 뒤에는 봉투 안 내용물을 확인받아야 한다.
에베레스트 등반가들은 평균 2주 정도 산에 머문다. 시작점에 있는 베이스캠프에는 임시 화장실이 있고 낮은 고도에서는 주로 땅을 파 ‘간이 화장실’을 만든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이 높게 쌓이거나 땅이 굳어 있어, 사전 단계 없이 그대로 생리현상을 해결하게 된다.
때문에 에베레스트산 1번 베이스캠프와 정상 직전에 있는 4번 베이스캠프 사이에는 약 3t 정도의 배설물이 남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절반은 에베레스트에서 가장 높은 캠프인 8000m 지점의 ‘사우스 콜’(South Col)에 있다. 오스트리아 산악인 스테판 켁은 “사우스 콜은 개방형 화장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체는 오는 3월 시작되는 등반 시즌을 위해 약 8000개의 봉투를 조달하고 있다. 1인당 5~6회가량 사용할 수 있는 봉투 2개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이는 특수 제작된 봉투로, 배설물을 굳혀 무취에 가깝게 만드는 화학 물질과 분말이 들어 있다. 밍마 회장은 “등산가들은 데날리산(북미 최고봉)과 남극에서도 이런 방법을 써왔다”며 “이제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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