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냐 탈환이냐…인천 계양을 한강·낙동강 '빅매치'
낙동강벨트선 '서병수 vs 전재수' '김태호 vs 김두관'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어 탈환에 성공할까, 더불어민주당이 수성할까. 4·10 총선의 대진표가 점차 윤곽을 드러나는 가운데 인천 계양을과 '한강벨트', '낙동강 벨트'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야당 텃밭' 계양을서 원희룡-이재명 '빅매치'
첫손에 꼽히는 격전지는 단연 인천 계양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사표를 내며 '명룡 대전' 빅매치 성사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계양을 예비후보자 자격으로 공천 면접을 봤고, 같은 날 원 전 장관도 당에 공천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은 각각 '86운동권 심판론'과 '검찰 독재 정권' 프레임으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이 대표는 면접 전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장관이 출마한다고 하는데 승리를 확신하나'는 질문에 말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날 원 전 장관은 이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얘기하자 "비정상적인 정치를 해결하기 위해 위대한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5선을 했던, 인천 내에서도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2010년 재보궐선거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대표적인 보수 험지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야당과 빅매치로 수도권 선거에 바람을 일으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윙보터' 한강벨트 윤희숙-임종석 맞대결
수도권 최대 격전지 '한강벨트'도 눈길을 끈다. '한강벨트'란 서울 마포 갑·을과 중·성동 갑·을, 광진 갑·을, 영등포 을, 동작 갑·을, 강동 갑·을 등 한강을 접하고 있는 지역구를 통칭한다. 4년 전 총선에선 민주당이 싹쓸이했지만 2년 뒤 대선 때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 대선 3개월 뒤 열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해볼 만한 접전지'라고 보고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곳은 중·성동갑이다. 중·성동갑은 '86운동권의 상징'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여권 내 대표적인 '경제통' 윤희숙 전 의원이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중·성동갑은 최근 다섯 차례 총선 가운데 18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험지로 분류된다. 다만 최근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임 전 실장의 중·성동갑 출마를 허용할 수 없다고 시사하면서 여야 대진표가 어떻게 짜일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 지역구 중·성동을에는 여권의 인지도 있는 인사들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4년 전 지상욱 전 의원과 박성준 의원이 4.7%포인트 차 접전을 벌인 지역인 만큼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정청래 최고위원 지역구 마포을도 주목된다. 친명(이재명)계 정 최고위원은 미국대사관을 점거한 혐의로 2년을 복역한 강성 운동권 출신이다. 마포을은 당초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출마를 희망했으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천 논란이 불거지면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성동 전 의원 등이 공천을 신청한 가운데 정 최고위원과 정면승부를 펼칠 후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판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 다섯 차례 총선에서 민주당이 네 번 이긴,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동작을에선 이수진 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두 여성 판사 출신 정치인의 재대결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나 전 의원의 '빅 매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작을은 21대 총선에서 이 의원이 7%포인트차로 당선됐지만, 18~20대 총선에서는 보수정당이 승리하는 등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거쳐간 '정치 1번지' 종로도 정치권이 촉각을 세우는 곳 중에 하나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종로에는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과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고 노무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與, PK 격전지 '낙동강 벨트'에 중진 자출…野수성전
영남권에선 부산·경남(PK)의 격전지 '낙동강 벨트'가 최대 관심사다. 부산 북·강서구와 사상구·사하구, 경남 김해시·양산시 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9개 선거구를 '낙동강 벨트'라고 부른다. PK 지역이지만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향으로 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하다.
선거 때마다 PK 지역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1대 총선에선 초박빙 대결 끝에 9석 중 5석을 민주당이 가져갔지만, 20대 대선에선 전 지역을 윤석열 대통령이 석권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낙동강 벨트'를 수성하려는 민주당과 탈환하려는 국민의힘이 치열하게 맞붙는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은 당 최다선(5선) 서병수 의원과 3선 김태호·조해진 의원에게 지역구 이동을 요청했다. 인지도 높은 중진을 앞세워 '낙동강 벨트'를 탈환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서 의원은 부산 부산진갑에서 북강서갑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곳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20·21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된 지역이다. 김태호 의원은 김두관 민주당 의원 지역구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기로 했다. 두 의원 모두 경남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상징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산을은 문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평산마을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해진 의원도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김해갑 또는 김해을로 지역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노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을은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곳이고, 김해갑 역시 민홍철 민주당 의원이 3선을 한 지역구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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