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설맞이 역대 최대 규모 인구이동-폭설, 코로나 확산 우려 급증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춘제(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역대 최대의 인구이동을 경험 중인 중국이 폭설 등 기상이변으로 험난한 귀성길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소비 진작을 유도해 어려운 중국 경제를 일으키려고 했지만 폭설, 감염병 우려 등이 연속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일각에선 중국의 춘제 특수가 생각보다 먹히지 않을 수 있으며 추가 부양이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역대 최대 인구이동, 당국 설 특수 기대= 중국 국무원 등에 따르면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처음 맞는 올해 춘제 특별운송기간(춘윈·1월26일∼3월5일) 총 90억 명이 전국적으로 90억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당국은 춘제 전 매일 약 1만2700편, 춘절 이후에는 매일 약 1만2800편의 여객 열차를 운행한다고 밝혔다. 이용객 또한 2023년 춘제에 비해 37.9% 증가한 4억8000만 명이 될 전망이다. 항공편 또한 8000만 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 이후 처음 맞는 춘제인데다 최근 중국이 여러 국가와 비자 비자 면제 협정을 맺은 점 등을 들어 이번 이동객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이같은 환경 속에 소비 진작 등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6일 문화여유부 산업발전국 모우무양(繆沐陽) 국장은 회의에서 춘절 기간 동안 전국에 6억 위안 이상의 문화관광 소비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며, 이는 공연 관람, 관광지 방문, 음식 시식, 호텔 및 민박 숙박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국무원은 각 상점이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진열대의 보충 빈도를 개선하며 영업 시간을 적절히 연장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춘절 소비의 특성에 따라 야채, 과일, 육류, 수산물 및 기타 상품 휴일 공급을 늘려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날씨, 코로나 등 암초 계속= 그러나 올해 춘제는 곳곳에서 암초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암초는 폭우와 폭설. 후베이(湖北)성에 15년 만의 폭설이 쏟아지는 등 중·동부 지역에 쏟아진 폭설로 교통이 마비됐다. 7일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중국 중부 교통 요충지인 우한(武漢)시의 철도와 항공, 고속도로 운영 등이 마비됐다. 안후이성에서는 톨게이트 100여 곳이 요금 수납을 포기하고 문을 닫았다. 후베이성 당국은 이번 폭설로 고립된 시민 6000여 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4일 후베이성의 한 재래시장 지붕이 눈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붕괴됐고, 또 다른 농수산물시장에서도 붕괴사고가 발생하는 등 폭설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웨이보(微博) 등 중국 SNS에는 귀성객들의 ‘생존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후난(湖南)성은 350만 위안의 귀성객 구제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기후가 따뜻한 구이저우(貴州)성은 폭우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 확산 우려에 대한 경고음도 높아지고 있다. 미펑(米鋒)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인구의 대규모 이동과 모임은 호흡기 질환의 전파를 가속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미 대변인은 "전문가들은 이달 여러 호흡기 질환이 돌아가며 또는 동시에 유행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초 단기 정점을 찍은 중국의 급성 호흡기 질환 환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다 같은 달 말 소폭 반등한 이후 최근 3주 연속 줄었다. 코로나19의 경우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JN.1 변이가 우세종이 된 상황이다. 중국 보건 당국은 지난달 중순에도 호흡기 질환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소비는 위축, 디플레이션 우려= 이같은 상황 속에 소비 진작은 먼 이야기로 디플레이션 공포만 커지고 있다. 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월(-0.3%)과 지난해 11월(-0.5%), 10월(-0.2%)에 이어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로이터통신 시장전망치 -0.5%를 밑돌았다. 비식품 물가는 0.4% 상승했으나 식품 물가가 5.9%나 떨어져 하락세를 이끌었다. 상품 물가는 1.7% 하락했고, 서비스 물가는 0.5% 상승했다.
이같은 상황은 경기 침체로 가계 소득이 줄면서 불안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베이징의 돼지고기 값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최대 성수기가 코 앞인데도 돼지고기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 중국 경제의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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