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時論] 중국식 포켓볼 ‘헤이볼’의 약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80억원 후원 세계포켓볼협회(WPA) 10개 대회 개최
헤이볼, 2025년 청두 월드게임 정식종목 채택
지난해 당구사상 최대 우승상금(9억원)대회도 열어
이 자리는 당구관련 최상급 기구인 세계당구연맹(WCBS:World Confederation of Billiards Sports) 이안 앤더슨 부회장 주선으로 마련됐다. 세계 당구계 큰 손들이 손을 잡은 만큼 협약에는 굵직굵직한 내용이 담겨있다.
즉, IHPA는 조이빌리어즈를 통해 3년간 600만달러(한화 약 80억원)를 후원하고 WPA는 이를 토대로 세계주니어헤이볼선수권, 세계헤이볼선수권, 대륙별헤이볼대회, 세계헤이볼왕중왕전 등 10개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특히 둘은 이를 토대로 헤이볼의 올림픽종목 채택을 위해서도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국제대회 채택 가능성↑ 세계화 속도
이후 딩준후이, 판샤오팅과 같은 당구 스타들의 활약과 중국당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조금씩 영역을 넓혀왔다. 2012년에는 중국에 국제차이니즈8볼협회(ICEA:International Chinese Eight Association, 회장 차오빙)라는 기구가 생겼다. 동시에 2012년 영국에 국제헤이볼협회(IHPA:International Heyball Pool Association)가 출범했다. 여기 회장도 차오빙이, 영국 스누커 전설 스티븐 핸드리가 명예회장을 맡았다.
이러한 노력에도 헤이볼은 전세계적인 확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제경기단체로부터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9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WPA 이안 앤더슨 당시 회장과 ICEA 차오빙 회장이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WPA가 헤이볼을 정식종목으로 인정한 것. 두 사람은 공동성명에서 월드게임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헤이볼을 포함시키는데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런 흐름 속에 지난해(2023년) WPA와 IHPA가 손을 잡은 것이다. 즉, WPA의 공신력과 IHPA의 자금력이 어우러져 헤이볼의 세계화에 가속도가 붙게된 셈이다.
사실상 IHPA를 주도하고 있는 조이빌리어즈는 중국 허베이성(河北省) 친황다오(秦皇島)에 있는 헤이볼 테이블 제조업체로 연간 1만대 이상의 헤이볼 테이블을 생산한다.
IHPA와 조이빌리어즈는 헤이볼의 세계화와 관련 원대한 구상을 갖고 있다. 이미 2025년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릴 월드게임 정식 종목으로 헤이볼이 채택됐다. 동남아시안게임, 2030 도하 아시안게임에도 헤이볼이 정식종목에 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더 나아가 2032년 호주 브리즈베인올림픽에서 당구가 채택되어 세부종목에 헤이볼이 들어갈 수 있도록 WCBS와도 협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4월 중국 친황다오에서 열린 제11회 월드헤이볼마스터즈그랜드파이널(World Heyball Masters Grand Finals)이다. 이 대회는 우승 상금이 500만위안(한화 9억2200만원)으로 상금 규모로는 당구대회 사상 최대다. 종전 프로 스누커 월드챔피언쉽 우승 상금 약 8억4000만원(50만 파운드)을 뛰어넘는다.
이 대회에서는 중국의 젱유보(鄭宇伯)가 우승, 9억22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월드헤이볼마스터즈그랜드파이널은 오는 3월에도 똑같은 규모로 열리며 아시아당구연맹(ACBS)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공지돼 있다.
앞서 2023년 11월에도 남자 우승상금 5억원, 여자 우승상금 1억5000만원의 헤이볼대회가 열린 바 있다. 기존 포켓볼 대회와는 비교가 안되는 큰 상금이다. 중국식 포켓볼, 헤이볼이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헤이볼에 대한 스탠스를 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기도 그렇다. 세계당구기구와 손잡고 제도권 안에 들어왔고, 2025년 중국 쓰촨성 월드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점차 세계화에 속도를 내는 중국식 포켓볼, 헤이볼. 이에 대한 시각을 고민해볼 때는 된듯하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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