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맞아 2850만명 대이동···귀경길 정체 피하려면
91.9%는 승용차로 이동
일평균 교통량 520만대
귀성·귀경길 15분 늘어날듯
올해 설 연휴에 승용차로 고향을 다녀온다면 귀경은 설 다음 날인 11일 오후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설 연휴와 비교하면 귀성길과 귀경길은 각각 최대 15분씩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8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만 120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0.97%)에 따르면 올 설 연휴 이동 인원은 2852만 명으로 예상된다. 하루 평균 이동 인원은 570만 명으로 지난해 설(557만 명)보다 2.3% 늘었다. 설 당일인 10일에는 최대 663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 귀성·귀경객의 이동 교통수단은 승용차가 91.9%로 가장 많을 전망이다. 이어 버스(2.9%), 철도(2.9%), 항공(2.1%), 해운(0.2%) 순으로 이동 수요 빈도가 높았다.
출발일과 시간대별 분포도를 보면 귀성할 때는 “설 연휴 첫날인 9일 오전에 출발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26%로 가장 많았다. 여행시에는 “설 다음날인 11일 오전에 출발하겠다”는 비율이 21.3%로 가장 높았다. 귀경할 때는 “설 다음 날인 11일 오후 출발하겠다”는 응답이 27.9%, “설 이틀 후인 12일 오후 출발하겠다”는 응답이 23.9%로 나타나 설 다음 날부터 설 이틀 후까지 교통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 연휴에 귀성·여행·귀경 출발일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설 당일인 11일과 설 다음 날인 12일이다.
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전 구간 일 평균 교통량은 520만 대로 1년 전(505만 대)보다 3.1% 증가할 전망이다. 설 당일인 10일에는 일 평균 교통량이 지난해(589만 대) 대비 2.7% 늘어난 605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귀성 시간은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진다. 도시별 최대 예상 소요시간을 보면 서울→대전 5시간 5분, 서울→부산 9시간 10분, 서울→광주 7시간, 서울→목포 8시간 20분, 서울→강릉 5시간 5분이다. 지난해 서울→대전 5시간, 서울→부산 9시간, 서울→광주 6시간 45분, 서울→목포 8시간 5분, 서울→강릉 5시간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귀성길은 5~15분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귀경길도 상황은 비슷하다. 구체적으로 대전→서울 4시간 35분, 부산→서울 8시간 25분, 광주→서울 6시간 55분, 목포→서울 7시간 20분, 강릉→서울 4시간 40분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의 경우 대전→서울 4시간 25분, 부산→서울 8시간 10분, 광주→서울 6시간 50분, 목포→서울 7시간 20분, 강릉→서울 4시간 40분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귀경길은 1년 전과 같거나 5~15분 늘어날 전망이다.
고속도로별 예상 이용률은 경부선이 26.2%로 가장 높았다. 서해안선이 12.8%, 호남선(논산-천안)이 11.3% 뒤를 이었다. 이어 중부선(통영-대전·7.3%), 중앙선(7.2%), 남해선(6.6%), 중부내륙선(6.5%), 영동선(5.8%) 순이었다.
이번 설 연휴 귀성·귀경 시 드는 예상 교통 비용은 약 22만 8000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24만 7000원)보다 1만 9000원 줄었다. 이는 유가가 지난해보다 하락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기간인 이달 8일부터 12일까지 5일 동안 대중교통 수단을 대폭 확충해 교통 혼잡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우선 고속버스와 철도 운행 횟수는 지난해보다 각각 4305회, 138회 늘린다. 항공, 해운 운행 횟수도 각각 987회, 387회 늘리고 버스·지하철 운행 시간은 서울 기준 오전 2시까지 연장한다. 또 고속도로 주요 휴게소와 졸음 쉼터에 임시화장실 837칸을 설치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주유소 등 편의시설에는 인력을 추가 배치해 수요 급증에 대비할 예정이다.
지정차로 위반, 갓길 통행, 끼어들기 등 교통 법규 위반 단속도 강화한다. 국토부과 경찰청은 합동으로 8일부터 12일까지 휴게소, 분기점 등 교통량이 집중되는 39개소에 매일 16대의 드론과 암행순찰차를 투입해 단속할 예정이다.
설 연휴를 맞아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이번 설 연휴는 귀성길이 지난해보다 더욱 혼잡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회도로를 이용하면 고향 가는 길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동안 교통 혼잡이 예상된 고속도로 구간은 110개로 총연장 1262km에 달한다. 경부선 부산 방향 서울TG~신갈(분) 구간이 영동선 이용 차량이 몰리고 버스전용차로가 시행돼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구간은 용인서울고속도로로 우회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천안(분)~청주 IC 구간은 귀성 차량이 늘고 차선이 4차선에서 3선으로 줄어 혼잡이 예상된다. 이 구간은 국도 1호선과 옥상오창선으로 우회하는 것이 낫다.
영동선은 강릉 방향 호법(분)~여주(분) 구간에서 진입 차량이 늘고 병목 현상이 발생해 교통 체증이 예상되는데 국도 3, 42호선으로 우회하면 유리하다. 서해안선은 발안IC~서평택IC 구간의 혼잡도가 높은데 39번 국도로 우회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중부내륙선 창원 방향 여주(분)~감곡IC 구간은 국도 3호선을 이용하면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호남선 순천 방향 삼례TG~전주TG 구간에서는 국도 1호선을 통해 이동하면 고향에 더욱 일찍 도착할 수 있다.
귀경길에는 경부선 서울 방향 화덕(분)~청주IC 구간의 혼잡도가 높다. 청주상수선에서 합류하는 차량으로 교통량이 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도 17호선을 통해 우회하면 비교적 원활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 영동선 인천 방향은 여주(분)~호법(분) 구간에서 정체가 발생한다. 이 구간은 국토 3, 42호선으로 우회하면 교통 체증을 줄일 수 있다. 서해안선 서울 방향의 경우 서평택(분)~매송IC 구간에서 제2 서해안 및 39번 국도로 우회하면 유리하다. 중부선 하남 방향은 남이(분)~서청주IC 구간과 추부IC~산내(분) 구간의 교통량이 많다. 두 구간 모두 국도 17호선을 통해 우회하면 정체를 피할 수 있다.
정부는 국도·고속도로 준공, 갓길 차로 확대 등의 교통 특별 대책도 내놨다. 우선 총연장 52.56km의 국도 11개 구간이 개통됐다. 대전청 충청내륙 1-1, 북일~남일1 등 국도 2개 구간(3.4km)은 지난달 임시 개통됐다.
상시 운영 중인 갓길차로 47개 구간 외에 7개 노선 13개 구간에 승용차 전용 임시 갓길차로도 운영한다. 경부선 서울 방향 옥산(분)~목천IC, 영동선 강릉 방향 신갈(분)~용인졸음쉼터, 중부선 하남 방향 경기광주(분)~남들기고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총구간은 50.7km로 운영 기간은 8일부터 12일까지다.
고속도로 나들목(IC) 진출 구간 혼잡에 따른 본선 해소를 위해 총 9.3km 길이의 승용차 전용 임시 감속차로도 운영한다. 임시 감속차로가 운영되는 곳은 경부선 부산 방향 대전IC, 영동선 인천 방향 이천IC, 중부내륙선 양평 방향 여주Jct, 중앙선 춘천 방향 칠곡IC 등 5개 노선 11개 구간이다.
교통방송은 기존 일 29회에서 45회로 증편한다. 국토부는 사고, 정체 등 교통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속보 방송을 할 계획이다. 고속도로 교통정보 어플리케이션(앱)에서도 예상 교통량, 주요 혼잡 구간 및 시간 등 교통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귀성·귀경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지원 방안도 눈여겨 볼만하다. 우선 9일부터 12일까지 설 전후 4일간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 해당 기간 전국 재정·민자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에 적용된다. 휴게소에서는 물가 부담 경감 차원에서 3~5종의 3000원 이하 중저가 간식이 판매된다. 또 국토부는 휴게소에서 간식 꾸러미를 최대 33% 할인 판매하고 휴게소별 음식 정보가 담긴 ‘맛지도’도 배포할 계획이다.
철도의 경우 귀성·귀경객이 4인 가족 동반석을 활용하면 운임을 최대 30%까지 할인한다. 역귀성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교통약자 사전 예매 기간은 1일에서 2일로, 좌석 할인율은 10%에서 20%로 확대한다. 도착역에서 숙소까지 짐을 옮겨주는 ‘짐 배송 서비스’도 강화한다. 우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역이 기존 7개에서 9개로 늘어난다. 또 이번 설부터 전화·인터넷 외에도 모바일 앱으로 해당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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