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연 가득한 세계의 화약고, 불 붙은 방산주…변수는?

김지훈 기자 2024. 2. 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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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이 2022년 3월 공개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영상.
세계 도처가 '화약고'로 변화하면서 수혜를 입은 한국 방산업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크라이나·중동 등 세계 각국의 지정학적 위험이 방산업종에 수혜를 안길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위험의 수위나 국제 정세에 따라 방산업종을 포함한 한국 증시전반이 직면할 불안이 커질 수도 있다. 한반도 역시 지정학적 위험이 진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조선 전영토 평정' 발언으로 세간을 놀라게 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폭주' 수위나 올해 대선을 앞둔 미국 정부 외교노선에 따라 증시 전반이 영향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코스피 상승률 5배 웃돈 종목도…골드만삭스 '픽' 어떻게 됐나 보니

8일 코스피시장에서 LIG넥스원은 11만36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23년11월27일 종가 대비 23.61% 오른 것이다. LIG넥스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시스템과 함께 2023년11월28일(현지시간) 미국 대형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가장 주목해야할 업종으로 지목하며 기대주로 꼽은 종목이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85%), 현대로템(13.04%) 한국항공우주산업(5.93%) 한화시스템(2.04%)도 상승했다.

골드만삭스가 찍었던 5개 종목 중 4종목이 코스피(4.73%)를 웃도는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를 고려할 때 지정학적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투자처"라며 한국 방산주에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이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이고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집계상 세계 각국의 2022년 국방비 지출액 총합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2조2400억달러(2976조 9600억원)에 달했다는 점도 한국 방산업종 수혜론의 배경이 됐다.

단기 급등을 경험한 한국 방산업종 투자자들은 보유 종목을 계속 가질지 차익 실현에 나설지 차츰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내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사우디아라비아군에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인 천궁-Ⅱ(M-SAM2) 10개 포대를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에 수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7일엔 LIG 넥스원 거래량이 102만4257주로 전날보다 3배 이상 늘었지만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눈치보기 장세였던 셈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시시때때로 불거지는 중국의 대만 침공설 등으로 인해 전세계 도처가 '화약고'같은 분위기는 감지돼 왔다. 2023년 연말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당 전원회의에서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발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한반도 위기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갔다.
분쟁이 K-방산 기회 측면도…증시 붕괴 티켓 'NEO'도 있어
(뉴욕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민사 재판에서 돌아오면서 지지자들에 손을 흔들고 있다. 2024.01.2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방산업체 출신의 한 군사분야 전문가는 "우리나라 방산업종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한 선진국들이 하이엔드급 무기 개발에 집중하는 사이 미들-로우급 무기라는 틈새시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수출 외연을 확대해 왔다"고 말했다. 각국의 분쟁과 정부의 K-방산 수출 확대 전략으로 인해 진출 가능한 시장이 늘어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아울러 북한군의 도발에 맞서 국방력 강화에 나선 정부 정책도 방산업종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요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정학적 위험의 구체적 내용과 미국 등 주요국의 외교 정책과 맞물려 한국 방산업종 향배를 가를 변수로 거론된다. 지정학적 위험은 방산업종 수혜를 예감케 하는 측면도 있지만 주식시장을 아예 붕괴시킬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 공화당 주자로 나와 재임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17년 북미 긴장이 높아지자 한반도에서 미국 국무부 주관 'NEO(비 전투원 후송작전·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s)'를 발령하려 했다가 만류를 받았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파문이 일었다.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NEO는 아직까지 한반도에서 실행된 적이 없는데 미 해군 7함대의 한반도 봉쇄와 함께 전면전 신호로 간주돼 왔다. 이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폭로한 잭 킨 전 육군참모차장은 자신의 저술을 통해 "만일 공격할 준비, 전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다면, 한국의 주식시장을 붕괴시킬 원한다면, 70여 년 동맹을 따돌리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며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만류한 바 있다고 썼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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