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 똑똑했구나"…'숫자' 세서 침입자 알아보는 흰동가리[사이언스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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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물고기 흰동가리(광대물고기)가 다른 개체의 줄무늬 수를 헤아려서 동료와 적을 구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같은 실험 결과가 흰동가리들이 숫자를 셀 수 있으며, 같은 종의 다른 물고기들로부터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이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흰동가리가 줄무늬 숫자가 아닌 흰색에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판단에 하얀 미끼에 대한 실험도 진행했는데, 흰색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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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같은 3개 줄무늬 가진 모형에 공격성 최대 10배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물고기 흰동가리(광대물고기)가 다른 개체의 줄무늬 수를 헤아려서 동료와 적을 구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동물계에서 숫자를 세는 능력은 더 많은 먹이를 먹거나 소속 집단의 크기·안정성을 지키는 수단에 불과했지만, 흰동가리가 숫자를 통한 '식별'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 연구진은 흰동가리들이 동료 물고기를 알아보기 위해 기본적인 셈법을 활용하고 있다는 단서를 발견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흰동가리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등장할 정도로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지만 사실 공격성이 가장 높은 어종 중 하나다. 흔히 흰동가리가 서식하는 말미잘에 침입자가 나타날 경우 곧바로 달려들어 물어뜨는 방식으로 침입자를 쫓아내곤 한다.
이같은 공격성은 다른 물고기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까지도 적용된다. 실제로 다이버들이 흰동가리 서식지 인근에 다가갔다가 피가 날 정도로 흰동가리의 공격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흰동가리는 말 그대로 지구 상에서 가장 공격적인 동물 중 하나"라면서 "특히 흰동가리 무리 내 서열을 위협하는 것은 같은 종의 다른 개체들이다. 그들은 다른 물고기들이 들어와 자신의 자리를 뺏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흰동가리는 니모로 유명한 주황색 몸체에 흰 줄무늬를 가진 '오셀라리스 흰동가리'를 포함해 최소 28종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흰동가리들은 몸체에 0~3개의 줄무늬를 갖는다. 연구진은 이렇게 다양한 종끼리 어떻게 피아를 구분하는지 초점을 뒀다.
연구진은 앞서 지난 2022년 진행한 실험에서 흰동가리들이 자신과 같은 수의 줄무늬를 가진 모형 물고리를 공격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에 진행된 실험은 한단계 더 나아갔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자란 '니모' 같은 흰동가리 50여마리를 투명한 수족관에 넣고, 이들 바로 옆에 다른 무늬의 흰동가리들을 투명 수족관에 넣어 서로를 관찰하게 했다. 1~3개 줄무늬로 이뤄진 세 종류의 흰동가리들과 니모들이 서로를 공격하지 못한 채 서로 지켜보기만 한 것. 냄새로 다른 물고기들을 구분할 수 없도록 이에 대한 철저한 차단도 이뤄졌다.
이처럼 서로 다른 종의 흰동가리들이 약 일주일에 거쳐 서로를 관찰하게 한 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각 수족관에 0~3개의 줄무늬를 가진 가짜 물고기 미끼를 던져 넣었다.
이같은 실험 결과 니모들은 자신과 같이 3개의 줄무늬를 가진 미끼를 가장 맹렬하게 공격했다. 다른 미끼들과 비교해보면 3개 줄무늬 미끼에는 민무늬 대비 10배, 1줄 줄무늬 대비 2배, 2줄 줄무늬 대비 1.3배 더 많은 공격이 가해졌다.
연구진은 이같은 실험 결과가 흰동가리들이 숫자를 셀 수 있으며, 같은 종의 다른 물고기들로부터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이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흰동가리가 줄무늬 숫자가 아닌 흰색에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판단에 하얀 미끼에 대한 실험도 진행했는데, 흰색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흰동가리들의 계산 능력을 더 명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추가적인 실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연구진은 "흰동가리들이 정말 숫자를 셀 수 있다는 것이 완전히 증명된다면 그 후에는 이 능력이 선천적인 것인지, 아니면 무리 내 학습을 통해 이뤄지는 것인지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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