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KIA 감독, 現 자이언츠 코치 윌리엄스 “이정후, 못 하는 게 없는 만능선수”
국내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감독 출신이자 현 MLB(미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루 코치인 맷 윌리엄스(59)가 이정후(26)에 대해 “못하는 게 없는 만능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윌리엄스 코치는 9일 공개된 미 현지 매체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는 10개 팀만 있기 때문에 내가 KIA 감독으로 있던 기간(2020∼2021년) 동안 이정후와 자주 마주쳤다”며 “그를 보면 ‘정말 못 하는 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한 외야수이면서 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덕아웃에서도 분위기를 띄우며 동료에게 사랑받는 선수였다”라고 회상했다.
윌리엄스 코치는 제리 로이스터(롯데), 트레이 힐만(당시 SK)에 이어 한국 프로야구 지휘봉을 잡은 세 번째 외국인이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으로선 최초였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1987년부터 2003년까지 17시즌을 뛰며 올스타에 5번 뽑혔다. 현역 시절엔 내셔널리그에서 1990년 타점왕, 1994년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할 정도로 강타자 면모를 보였다.
빅리그 코치로 모국으로 돌아온 윌리엄스는 이젠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500억원) 계약을 맺었다. 역대 아시아 출신 야수로는 최고 대우다.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윌리엄스는 “이정후 영입에 굳이 내 목소리를 내진 않았다”면서도 “이정후를 영입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과 윌리엄스는 이정후가 한국에서 보여준 ‘역대급’ 타격 재능을 ‘빅리그 연착륙을 확신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윌리엄스는 이정후가 초반에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 처음부터 타율 3할을 찍고, 올스타급 활약을 펼치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는 이정후의 점진적 진화를 확신했고,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후는 KBO 리그 역대 최고 타격 재능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국내 무대에서 7시즌 통산 타율 0.340을 기록했다. 3000타석 이상 타자 중 가장 높다.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에 올랐다. 통산 타석당 삼진 비율은 7.7%, 지난해엔 5.9%에 불과했다. 2023시즌 메이저리그 타자들 평균 삼진율이 22.7%였다. 통산 안타 1181개 중 홈런은 65개뿐이지만, 2루타(244개)와 3루타(43개)를 많이 생산했다.
디애슬레틱은 “ZiPS, 피코타, 스티머 등 대표적인 메이저리그 예측 시스템은 이정후의 2024년 타율을 0.275∼0.291, 삼진율을 7.3∼11.3%로 예상한다”며 “이정후의 예상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는 2.5∼3.5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야수 중 가장 높은 WAR을 찍은 선수는 윌머 플로레스로, 2.7이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출국해 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있는 구단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담금질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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