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X직업윤리 결여" 한준희 부회장,클린스만 '미소'입국인터뷰 한줄평

전영지 2024. 2. 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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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귀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2.8/
출처=SBS 김태현 정치쇼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클린스만 감독, 공감능력과 직업윤리 결여."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보여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아시안컵 기간 내내 매경기 해설위원으로 대한민국 축구에 대한 냉철한 의견을 가감없이 전한 한 부회장은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설특집에 출연해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대표팀의 미래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을 전했다.

요르단과의 4강전 패배에 대해 한 부회장은 "요르단과 우리의 대결이 조별리그(2대2무)에 이어 두 번째였다. 조별리그에서 고전했다. 2차전은 서로가 서로를 잘 알게 되고 장점, 단점도 알게 된다. 요르단은 우리의 단점을 잘 파고들었지만 우리는 조별예선 고전에도 불구하고 그걸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우리는 김민재가 없었고 요르단도 2명의 공백이 있었다. 요르단은 표나지 않게 잘 메운 반면 우리는 김민재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경기를 했다는 것은 입이 열개라도 내용상 할말이 없다"고 평했다. 2경기 연속 연장전을 하면서 체력이 떨어진 점 역시 "우리가 연장혈투 이후에는 이기고 올라가더라도 그 다음에 문제 발생한 경우 많았다. 추가시간이 길어서 140분 혈투를 하게 된다. 2경기 이후 요르단전에선 체력적 문제 느꼈을 것이다. 이것 역시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는 게 우리가 조별예선 최종전 말레이시아전에서 제대로 된 로테이션을가동하지 못했다. 요르단은 그날 만큼은 확실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대회 운영에 비춰보더라도, 물론 우리선수들이 사우디전, 호주전 드라마틱하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4강에 올라갔을 때는 큰 지지를 보내고 감동을 받았지만 이런 흐름은 분명 다음 경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전체 경기운영에 대한 것이라는 점만 봐도 역시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귀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웃으며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2.8/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귀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보란 듯이 활짝 웃으며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2.8/

김태현 변호사가 "실책에도 불구하고 선수 탓하는 여론은 없다, 감독의 전략 부재, 로테이션 부재로 인한 혹사와 체력 부담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큰 책임은 누구에 있나"라고 물었다.

한 부회장은 "요즘 축구에서 중요한 압박, 공격전개, 볼 전진시키는 빌드업, 전환에서 그다지 체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약점 부위에 대해 적도 우리도 알고 있다면 그 단점이 최소한으로 드러나게 전술적 동선을 잡아주는 것은 역시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우리의 약점부위가 대회 초반부터 마지막날까지 줄곧 이어진 대목은 10실점으로 나타났다. 감독의 이야기를 아니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전술에 대해선 "압박과 빌드업, 전환에 대해 체계적 모습이 없었다는 것은 가장 강력한 비판이다. 축구내적으로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처음엔 안좋다가 대회 치러가면서 향상되는 팀도 있는데 우리는 그렇게 못했다. 개인적 실책과 약점이 부각되는 것이 반복되면 한두번은 개인 실책이지만, 반복되는 것은 결국 팀 조직의 문제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진수를 기용 안한 것에 대해선 부회장 직함 떨치고 축구 팬의 한 사람으로선 의아하고 의구심이 있다. 공격적 장점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선수인데 기용이 안됐다. 물론 발탁, 등용, 기용은 코칭스태프 영역이다. 말레이시아전 로테이션 안시킨 건 불만이 있다. 요르단전에서 고전하면서 비겼기 때문에 그 다음 경기에서 대파하는 좋은 내용을 만들어 만회를 노렸을지는 모르지만 한국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으로서 대국적 견지에서 못뛰었던 선수에게 기회를 줬으면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연장혈투를 펼치면서 스노우볼이 돼 돌아왔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 자르냐'는 김태현 변호사의 돌직구 질문에 한 부회장은 말을 아꼈다. "절차가 있다. 저 역시 사직할 각오로 매번 방송에 나온다. 대한축구협회가 주시해왔고 평가해왔고 분석해왔고 그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다. 섣불리 자의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축구해설가 입장에서 사견을 묻자 한 부회장은 어렵게 할 말을 했다. "어제 귀국장 기자회견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공감능력, 직업윤리가 결여된 분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태도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지도자를 선임할 때 캐릭터, 퍼스낼리티가 중요하다. 한국에 온 많은 외국인 감독중 본프레레 감독도, 슈틸리케 감독도 대한민국 대표팀에 성공해 지도자 커리어를 더 잘 이어가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제가 느끼는 클린스만 감독의 가장 큰 문제는 전술을 떠나 이분이 앞으로 지도자 커리어에 대한 욕망, 열망, 야망이 있느냐는 것이다.히딩크 감독도, 벤투 감독도 우리나라 올 때 다소 내려가는 상황에서 커리어의 반등에 대한 욕망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그런 부분이 있느냐에 대해선 나는 물음표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하려면 위약금 60억원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를 포함 총 100억원의 위약금이 소요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에 대해 "시중에 도는 이야기가 정확하지는 않다. 잔여연봉은 존재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클린스만을 경질할 경우 좋은 감독을 데려올 수 있는지, 혹은 이를 보완할 플랜B가 있느냐에 질문에 한 부회장은 "정치권에서도 영입 많이 하는데 그 영입이 다 성공하지 않는다. 영입되자마자 사고치기도 한다.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고 빠른 대안을 찾는 것이 정치권에서도 중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한 후 "사실 감독군은 상당히 국내외에 많다. 금전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태까지 갖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판단은 지속될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생각이고 이 의견을 협회에 전달하고 있다"고 개인 의견을 전했다.

한 부회장은 3월부터 이어질 북중미월드컵 예선 과정 역시 결코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중미월드컵 티켓이 8과 3분의 1장으로 늘었지만 결코 쉽지 않다. 예전에는 6개팀이 최종 예선 2개조에서 붙는 형식이었지만 이젠 3개조에서 2위안에 들어야 한다. 6장+2와 3분의1 장인데 만약 2위 밖으로 나가면 고생문이다. 조2위에 무조건 들어야하는데 이번 아시안컵에서 봤듯 아시아팀들이 상향 평준화됐다. 결코 쉽지 않다"며 경계심을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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